애플, 인텔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 인수 나서…인수 금액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3일 1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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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을 생산하는 미국 애플이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인 5세대(5G) 모뎀 칩을 개발해 온 인텔의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 인수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애플이 아이폰용 모뎀 칩의 독자 개발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인텔의 스마트폰 모뎀 칩 사업부 인수에 근접했다”며 “협상이 결렬되지 않는다면 다음주 타결될 수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애플이 인텔의 스마트폰 모뎀 칩 사업부의 특허와 인력 등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10억 달러(약 1조1800억 원) 이상의 인수 대금을 지불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협상은 두 회사 모두에 전략적, 재무적으로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인텔의 5G 모뎀 칩 개발을 위해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하고 아이폰용 모뎀 칩을 자체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도 이번 기회에 연간 10억 달러의 손실을 내고 있는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를 정리할 수 있다. 인텔은 2011년 독일 인피니온으로부터 14억 달러에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를 인수했다. 인텔은 지난해 여름 5G 기술을 미래 수익원으로 보고 모뎀 사업을 주도한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난 이후 애플과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 매각 협상을 시작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번 협상은 애플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아이폰의 차별화를 위해 현금 보따리를 열고 적극적으로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애플은 아이폰용 모뎀 칩을 공급하던 퀄컴과 특허 수수료를 두고 갈등을 겪으며 2년간 법적 다툼을 벌였다.

인텔은 애플이 퀄컴과 소송전을 벌이는 사이 아이폰용 모뎀 칩을 공급하며 시장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애플은 올해 4월 퀄컴과 전격 화해를 하며 모뎀 칩에 대한 다년간 공급 계약을 발표했다. 애플과 인텔의 인수 협상도 결렬됐다. 인텔은 수십 억 달러를 투자했던 5G 스마트폰 모뎀 개발 포기를 선언하고 다른 인수자를 물색했지만 결국 애플과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

WSJ는 “애플은 과거 대형 인수합병 계약보다 기술력이 있고 통합이 쉬운 작은 회사를 연간 15~20곳씩 인수하는 것을 선호했지만 아이폰 사업이 둔화된 뒤에는 대형 인수합병에 더 개방적이 됐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3월 말 부채를 제외한 현금성 자산만 113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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