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노바의 아버지, 하늘무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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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음악가 지우베르투 별세… 전통 삼바와 美재즈풍 결합
‘춘천 가는 기차’등 국내에도 영향

보사노바 음악의 대부로 불리는 브라질 음악가 주앙 지우베르투(사진)가 6일(현지 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1931년 주아제이루에서 태어난 지우베르투는 1950년대부터 브라질 전통음악인 삼바를 새로운 시각으로 발전시킨 ‘보사노바(bossa nova)’를 주창했다. 삼바의 열정적이고 외향적인 분위기를 사색적이고 내성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독특한 엇박자 리듬과 실바람처럼 살랑대는 창법, 미국 재즈의 영향을 받은 복잡한 화성과 기타 연주를 특징으로 한 보사노바는 ‘새로운 경향’이라는 뜻처럼 당시 음악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우베르투가 미국 재즈 색소폰 연주자 스탠 게츠와 합작한 음반 ‘Getz/Gilberto’(1964년)는 그래미 ‘올해의 앨범’을 수상하며 보사노바 열풍을 확장했다. 게츠의 초대로 뉴욕에서 녹음한 이 앨범은 ‘The Girl from Ipanema’ ‘Desafinado’ 등 거의 전곡이 사랑받으며 대중음악사의 고전이 됐다. 연주와 가창을 맡은 지우베르투와 그의 부인 아스트루드 지우베르투는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 스타덤에 올랐다. 이 곡들을 함께 지은 안토니우 카를루스 조빙,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도 조명을 받았다. 지우베르투는 조빙, 모라이스와 함께 보사노바의 3대 개척자로 불린다.

지우베르투와 보사노바는 영국과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던 세계 대중음악계에 월드뮤직 시장을 소개하는 계기도 됐다. ‘The Girl from Ipanema’는 비틀스의 ‘Yesterday’ 다음으로 많이 리메이크한 곡으로도 꼽힌다. 국내 음악에도 영향을 줬다.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 등에 보사노바풍 리듬과 분위기가 쓰였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지우베르투#보사노바#춘천 가는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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