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피한 ‘김학의 키맨’ 윤중천 귀가…재수사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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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9일 2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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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알선수재 혐의…수사단 첫 영장 기각
法 “별건수사·소명부족”…檢 “보완수사 할 것”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58)씨가 19일 저녁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2019.4.19/뉴스1 © News1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58)씨가 19일 저녁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2019.4.19/뉴스1 © News1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되는 건설업자 윤중천씨(58)가 구속을 피하면서 체포된 지 약 64시간 만에 귀가했다. 재수사 개시 후 처음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향후 검찰 수사가 주춤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윤씨를 상대로 오후 2시40분부터 3시50분쯤까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이날 오후 9시9분쯤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본건 수사개시 시기 및 경위, 영장청구서 기재 범죄혐의의 내용과 성격,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 체포 경위 및 체포 이후 수사 경과, 피의자 변소의 진위 확인 및 피의자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 수사 및 영장심문 과정에서 피의자의 태도, 피의자의 주거 현황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 조사를 위한 48시간의 체포시한을 넘겨 피의자를 계속 구금해야 할 필요성 및 그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윤씨는 구속영장 기각 후 이날 오후 10시50분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를 나와 ‘김 전 차관에게 돈을 얼마나 줬나’ ‘사건을 청탁한 적이 있나’ 등과 함께 풀려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 없이 준비된 차에 탑승해 귀가했다.

수사단은 그가 관여한 사업 등의 자금 흐름을 확인하면서 별건 개인비리를 ‘관련 사건’에 포함해 윤씨의 신병을 확보, 이후 조사 과정에서 수사본류인 윤씨와 김 전 차관 간에 오갔다는 뇌물 혐의의 단서와 사건청탁 여부 등을 함께 들여다보려 했으나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사단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보완수사 후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지난 17일 오전 사기 및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공갈 혐의로 윤씨를 체포했다. 하루 뒤인 18일 오후엔 같은 혐의로 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윤씨는 그가 공동대표를 지낸 부동산개발업체 D레저에서 골프장 관련 인허가를 책임지겠다며 10억원 이상의 돈을 가져다 쓴 혐의를 받는다. 당시 윤씨는 S사 등으로부터 30억원대를 투자받았지만 사업이 무산된 뒤 일부 돈을 돌려주지 않았고, D레저는 투자자들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했다.

앞서 검찰 조사에서 윤씨는 D레저 관련 혐의에 대해서만 부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그런 명목이 아니었다’며 고의성이 없었고 참고인들의 일방적인 진술이라는 취지로 소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씨는 지난해까지 한 중소건설업체 D도시개발 대표를 맡아 공사비용 등 명목으로 회삿돈을 5000만원 이상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당시 코레일 사장을 잘 안다며 관련 사업 수주를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구속영장에 포함됐다.

윤씨 측은 D도시개발 관련 건에 대해서는 ‘인수과정에서 주고받은 돈으로 본래 윤씨 돈도 2억원 이상 포함돼있었던 것’이라고, 코레일 관련 건에 대해서는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예전에 해당 사업가가 사정이 어려워 그냥 줬던 돈을 코레일과 관계없이 다시 받은 것’이라 설명했다.

윤씨는 2013년과 2015년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사업가 김모씨에게 김 전 차관을 통해 사건을 무마하는 등 청탁을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5억원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아울러 감사원 소속 공무원에게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며 돈을 달라고 협박한 혐의도 있다.

김 전 차관 관련 청탁 건에 대해 윤씨는 ‘김 전 차관에게 당시 연락을 한 적이 없다’고, 감사원 소속 공무원 공갈 건에 대해서는 ‘집 공사를 해주고 받아야 할 돈을 마저 달라고 한 것이며 협박도 없었다’고 소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심사에서는 특히 ‘별건수사’라는 점에 대해 신 부장판사가 먼저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윤씨 측은 “본건과 관계 없이 체포해 억울하다”며 “다만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된 건 적극 협조한다”고 답했다. 검찰 측은 “전부터 조사해왔던 건”이라며 “있는 죄를 수사하지 않는 것은 검사의 직무유기”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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