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난민 문제 해법 찾아보자”…한 자리에 모인 EU-아랍연맹 정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4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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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테러와 지중해 난민 문제 등 해법 고심
EU는 ‘난민’, 아랍연맹은 ‘경제협력’에 관심

유럽연합(EU)과 아랍연맹(Arab League) 회원국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EU-아랍연맹 정상회의’가 24일 처음으로 개최됐다. 반복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테러,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수만 명의 난민 등 매년 지중해 지역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해묵은 문제들의 해법을 찾아보자는 것이 이번 정상회의의 목적이다.

24일 이집트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의 공동의장을 맡은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중동 지역 평화는 유럽뿐 아니라 지중해 전역의 안정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라며 “이번 EU-아랍연맹 정상회의는 미래의 더 많은 협력과 성과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EU 측에서는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 등 EU 지도부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이 참석했다. 아랍연맹 측에서는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이 참석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8일 “난민 문제뿐 아니라 경제협력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솔직하고 열린 토론을 할 것”이라며 “(지중해를 둘러싼) 지역은 문제가 많은 반면 기회도 가득한 땅”이라고 말했다. AFP통신 등은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와 예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기후변화, 경제 개발 및 협력 방안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EU 회원국의 최대 관심사는 ‘난민 대책’이다. 현재 아랍연맹의 도움 없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 출신 난민과 이민자를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독일, 이탈리아 등 EU 회원국들이 그동안 아프리카 사회 인프라 개선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벌여온 것도 사실상 장기적으로 아프리카 경제발전이 난민수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계산 때문이었다.

실제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해 9월,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해 8월 각각 경제 개혁 및 사회 기반시설 개선 지원, 청년 교육 기회 확대 등 ‘선물보따리’ 들고 아프리카 주요국을 찾았었다. 이탈리아 역시 지난해 리비아에 해안경비대 훈련 및 단속용 선박 지원, 5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 사회 인프라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랍연맹 회원국들의 관심은 난민보다는 ‘경제협력과 투자’ 등 EU 회원국의 주머니에 쏠려있다. 아랍연맹 회원국의 EU 수출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1216억 유로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6년(1012억 유로) 대비 약 20% 증가한 수치다. 무역규모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총 무역 규모는 3159억 유로를 기록해 2016년(2955억 유로) 대비 7%가 증가했다. 유럽정책연구소 제임스 모런 연구원은 한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랍연맹 회원국들에게 난민은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온도차 때문인지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목소리도 높다. 또 EU와 아랍연맹이 ‘통 큰 합의’를 한다고 해도 미국과 러시아, 이란이나 터키 등 중동 지역 내 영향력이 높은 국가들의 의견이 빠진 상황이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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