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쳐진 북미회담장·5성급 호텔들 “빈방 없다”…지금 하노이는?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14일 22시 13분


코멘트

북미정상회담 장소 유력 컨벤션센터 ‘출입통제’
5성급 호텔들 “단체손님 묵는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란 ‘빅 이벤트’를 앞두고 베트남 하노이의 호텔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회담 장소로 유력한 국가컨벤션센터(NCC)에 공안을 배치하고 출입을 엄격히 통제 중이다.

14일 베트남 하노이 NCC에 가보니 주변 일대가 허리 높이의 펜스로 둘러쳐진 것으로 확인됐다. 공안들이 곳곳에서 보초를 서며 허가된 인원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이었다.

한 공안은 “이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이곳 또는 다른 곳에서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부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베트남 외교부 산하 외국언론센터 관계자는 이날 회담 장소가 확정됐느냐는 뉴스1의 질문에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NCC를 유력한 회담 장소로 고려하며 사전 준비에 착수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NCC는 2006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2010년 아세안(ASEAN)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를 유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북미정상회담 지원을 위한 시설을 잘 갖춘 곳으로 평가되지만 양자회담보다는 다자회담에 적합한 공간 구조란 평가도 있다.

회담 장소 못지않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게 될 숙소에도 이목이 쏠린다. 하노이에서 가장 먼저 ‘북미정상회담’ 분위기를 느끼는 이는 호텔 종사자들이다. 방 예약 문의가 부쩍 잦아져서다.

현재 JW메리어트, 팬퍼시픽, 소피텔, 크라운플라자, 인터콘티넨털 랜드마크, 멜리아 등 하와이 시내 다수 5성급 호텔은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27~28일 전후로 예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미 양측이 정상 숙소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호텔을 예약했거나 각국에서 관리, 취재진 등 대규모 인원이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상급 호텔 중 하나인 JW 메리어트는 가장 유력한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꼽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이 2016, 2017, 2018년 차례로 이곳에 묵었다.

이날 JW 메리어트 직원은 “24~28일엔 이미 예약이 다 찼다”며 “누구누구가 머물 예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예약할 수 있는 방이 없다”고 말했다.

3월1일엔 예약 가능한 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호텔 측은 내외부 사진 촬영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이 호텔은 외부 인원의 출입을 차단하기 쉽고 주변 건물들과도 멀찍이 떨어져 있어 경호에 유리하다는 게 장점이다. 도보로 NCC까지 이동도 가능하다. 다만 현재는 NCC가 출입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에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가는 길도 막혀있다.

JW메리어트 호텔은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데, 아름다운 산책로가 마련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 숙소가 아닌 북미정상회담 회담장으로 쓰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미 정상은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카펠라호텔에서 업무오찬을 한 뒤 호텔 안 정원을 산책하며 정담을 나눴는데 비슷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대사관과 가깝고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해 묵었던 멜리아 호텔의 꼭대기인 22층 프레지덴셜 스위트에 머물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돼 왔지만, 취재 결과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멜리아 호텔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일행(group)이 우리 호텔에 묵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김 위원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과 미국 양측 관리들이 묵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신 크라운 플라자 호텔, 팬퍼시픽,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 등이 김 위원장 숙소 후보지로 거론된다.

크라운 플라자 호텔은 JW메리어트 호텔과 차로 10분 이내의 거리에 있다.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이곳에, 트럼프 대통령이 JW메리어트 호텔에 묵고 NCC에서 회담이 열리면, 베트남 정부로선 경호와 교통 통제를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외국언론센터 관계자는 보안과 경비를 위해 지난해 싱가포르가 했던 것처럼 양 정상 숙소와 회담장 일대를 ‘특별행사구역’으로 설정할 계획이냐는 물음에 “정해진 것이 없다. 전달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양 정상이 머물 숙소, 회담 장소 등이 아직 안갯속인 가운데 북미는 실무팀을 하노이 현지에 파견해 후보지들을 답사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 쪽에선 김정은 위원장의 ‘집사’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현지 답사와 의전·경호를 진두지휘할 전망인데, 아직 하노이 현지에서 모습이 포착되진 않았다.

김 부장은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때는 회담 보름 전인 5월28일 싱가포르에 입국, 이튿날부터 조 헤이긴 당시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의전·경호 등을 협의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머물 숙소도 둘러봤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국립컨벤션센터(NCC). 2019.2.14/뉴스1 © News1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국립컨벤션센터(NCC). 2019.2.14/뉴스1 © News1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JW 메리어트(Marriott) 호텔.2019.2.14/뉴스1 © News1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JW 메리어트(Marriott) 호텔.2019.2.14/뉴스1 © News1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JW 메리어트(Marriott) 호텔. 이 호텔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은 오는 27~28일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이다. 2019.2.14/뉴스1 © News1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JW 메리어트(Marriott) 호텔. 이 호텔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은 오는 27~28일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이다. 2019.2.14/뉴스1 © News1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멜리아(Melia) 호텔. 이 호텔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 호텔 직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을 제외한 북측, 미국 측 관계자들이 예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9.2.14/뉴스1 © News1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멜리아(Melia) 호텔. 이 호텔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 호텔 직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을 제외한 북측, 미국 측 관계자들이 예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9.2.14/뉴스1 © News1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NCC)로 가는 길목에 펜스가 쳐져 있다. 2019.2.14/뉴스1 © News1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NCC)로 가는 길목에 펜스가 쳐져 있다. 2019.2.14/뉴스1 © News1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