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몸값의 저주? 로저스-니퍼트 이어 이번엔 헥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9월 12일 05시 30분


로저스. 스포츠동아DB
로저스. 스포츠동아DB
프로무대에서 선수의 능력을 가장 현실적으로 드러내는 항목이 바로 ‘돈’이다. 높은 연봉과 계약금은 해당 선수에 대한 구단의 기대감을 나타낸다. 그 대상이 외국인선수라면 더욱 더 그렇다.

최근 KBO리그의 외국인선수 몸값은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뛰었다. 유명무실했던 연봉 상한선이 사라지면서 능력 있는 외국인선수들은 자신의 성과에 따라 높은 연봉을 보장 받고 있다.

KBO리그에 대한 검증을 이미 마친 선수라면 값은 더 높아진다. 외국인선수는 보통 1년 단위로 팀과 계약하기 마련인데, 재계약이라는 것 자체가 벌써 구단이 해당 외국인선수의 기량에 만족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외국인선수 최고 몸값은 매번 재계약 자원들이 독식했다. 팀 전력의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외인투수들이 몸값 1위 기록을 가져갔다. 그러나 그 결말은 결코 ‘최고’가 아니었다.

2016시즌 외국인선수 최고 몸값을 기록한 선수는 당시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재계약에 성공한 투수 에스밀 로저스였다. 로저스는 2015시즌 중반부터 팀에 대체 외국인투수로 합류해 그 해 성공적인 후반기를 보냈다. 단 10경기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해 누구보다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화는 그에게 이듬해 190만 달러(약 21억3000만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그러나 로저스는 모두의 기대를 뒤로 하고 시즌 중 짐을 쌌다.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6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30이라는 성적만 남긴 채 팀을 떠났다.

니퍼트. 스포츠동아DB
니퍼트. 스포츠동아DB

곧바로 다음 시즌인 2017년에는 당시 두산 소속이던 더스틴 니퍼트가 최고 몸값 타이틀을 이어받았다. 니퍼트는 2016년 28경기에서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의 성적으로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는 210만 달러(약 23억 6000만원)라는 잭팟 계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역시 끝은 좋지 못했다. 니퍼트는 14승8패 평균자책점 4.06으로 나름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원소속팀 두산은 구위 하락 등의 이유로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결국 니퍼트는 100만 달러라는 반토막 난 몸값에 KT 위즈와 재계약하게 됐다.

헥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헥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8시즌의 최고 몸값은 KIA의 3년 차 외국인투수 헥터 노에시다. 지난해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끈 후 200만 달러(약 22억 5000만원)에 다시 사인했다. 그러나 헥터 역시 11일까지 보인 모습은 기대 이하다. 24경기에서 9승9패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 중이다. 20승을 거뒀던 지난해의 압도적인 구위는 현재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선수 최고 몸값은 매 해 팬들의 기대감을 집중시키는 타이틀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기대와 다른 결말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과연 이 ‘저주’를 풀어낼 외인은 누구일까. 아직까지는 마땅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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