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에 고졸에’ 더욱 입지 좁아진 대졸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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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10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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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19 KBO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다. 드래프트 지명된 선수들이 정운찬 KBO총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19 KBO 신인 드래프트‘가 열렸다. 드래프트 지명된 선수들이 정운찬 KBO총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찬바람은 예상보다 거칠었다. 까마득한 후배들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가슴을 졸여야 했다. 대졸 선수들의 신인 드래프트 성과는 올 해도 미미했다.

2019 KBO 신인 드래프트가 1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총 1072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졸 선수들의 참가 인원은 256명. 이 중 10개 구단의 지명을 받은 대졸 선수들은 20명에 불과했다. 앞서 열린 1차 지명을 포함해도 전체 21명에 그친다.

지난해 열린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졸 지명은 역대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1·2차 지명을 모두 포함해 19명만이 프로행을 확정지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숫자가 조금 나아졌지만 증가폭은 역시 크지 않았다.

면밀히 살펴보면 대졸 자원 기피 현상은 오히려 더 심각했다. 이번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는 3라운드까지 단 한명의 대졸 선수도 지명을 받지 못했다. 가장 첫 번째로 대졸 프로행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영남대 소속의 이상동이었는데, 4라운드 1번으로 KT 위즈의 선택을 받았다. 가장 많은 대졸 자원을 뽑은 구단은 KIA 타이거즈로 총 4명을 뽑았다. 가장 적은 구단은 삼성 라이온즈. 단 한명의 대졸 자원도 선택하지 않았다.

10개 구단 체제 이후 대졸 자원이 3라운드 이내 지명을 받지 못한 것은 올해가 처음 있는 일이다. 물론 지명 순번이 선수들의 기량을 나타내는 절대적인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스카우트진의 우선적인 레이더망에 들지 못했다는 것만으로도 대졸 자원의 현실은 여실히 드러난다.

올 시즌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이유는 앞뒤로 좋은 자원들이 유독 많았기 때문이다. 고졸 자원의 대세는 이제 신인 드래프트에서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여기에 해외파 유턴 선수들의 참가까지 이어지다 보니 가운데 있는 대졸 자원들은 차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프로야구선수의 꿈을 이어가고 있는 대학 야구선수들에게는 또 하나의 씁쓸한 소식이 전해졌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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