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슈퍼맨’ 아이보다 더 빨리 성장하는 시청률

  • 동아닷컴
  • 입력 2014년 8월 18일 16시 10분


코멘트
경영서적들은 하나같이 "남들보다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바로 후발주자가 이미 그 업계에 발을 들여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확보한 선행주자를 추월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방송가에도 이같은 법칙은 유효하다. 특히, 창의성이 중시되는 방송가는 조금만 콘셉트가 비슷해도 표절이나 도용 논란을 피하기 어렵기에 후발주자의 부담감은 상상 그 이상이다.

그런면에서 KBS2 '해피 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의 선전은 놀랍다. '슈퍼맨'은 18일 오전 시청률 조사기관의 집계 결과로만 코너 시청률 14.5%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해피 선데이' 역시 13.5%(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8주 연속 동시간대 1위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당초 MBC '일밤-아빠 어디가'의 카피작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시작했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있는 일요 저녁 예능의 제왕이 됐다. 도대체 '슈퍼맨'이 보여준 이 눈부신 성장의 원인은 무엇일까.

'슈퍼맨'의 이같은 기세는 분명 현재 출연 중인 가족들과 아이들의 매력을 발판삼아 이뤄진 것이다. 그래도 지나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프로그램 내의 '보이지 않는 손'인 강봉규 PD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슈퍼맨'의 강봉규 PD에 대해 "굉장히 저돌적이고 치밀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도경완-장윤정 부부를 투입했을 때는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을 하기 전 모든 관계자를 불러놓고 시사회를 한다. 그런데 그때까지만 해도 도경완-장윤정 부부가 나오는 걸 몇몇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시사회 영상에서 나오는 걸보고 정말 놀랐다"며 "최근에 투입된 송일국 가족도 가정적이라는 소문을 듣고 오래 전부터 공을 들였다. 딱 시청자들이 익숙해질 때 새로운 가족을 보여준 부분이 계속 시청자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그의 가족 경영(?)은 분량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1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슈퍼맨' 속 가족들은 시청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을 어필하고 따뜻한 감정을 남긴다. 한 가족이 인기가 있다고 해서 분량을 몰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긍정적인 효과다.

이같은 효과를 두고 또다른 관계자는 "모든 가족들에게 고르게 분량이 할당된다. 편집을 할 때도 분, 초 단위까지 재가면서 최대한 균등하게 분량을 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육아와 가족 공개를 주제로 하는 특수한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제작진에 세운 나름의 원칙이 있었던 것이다.

제작진의 배려는 가족과 시청자들을 위한 것인 동시에 뛰어난 전략이기도 하다. 의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방송 초기 추사랑 한 명만으로 화제를 모았다면 동시간대 1위가 된 지금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지 않는 가족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

물론 이렇게 자리를 잡은 '슈퍼맨'이기에 어느 시기가 지나면 새 가족이 계속 공급되어야 하는 위험성은 있다. 그러나 육아예능의 후발주자로서 모든 가족들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킨 제작진의 노력만큼은 칭찬할 만 하다.

사진│KBS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