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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김순덕]부메랑 퇴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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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김순덕]부메랑 퇴치법

동아일보입력 2013-08-17 03:00수정 2013-08-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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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미국), 패러사이트 싱글(일본), 키퍼스(영국), 네스트호커(독일), 탕기(프랑스), 캥거루족…. 성인이 돼 집을 떠났다가 취업난 등을 이유로 다시 부모의 집으로 돌아와 사는 젊은 세대를 뜻한다. 우리나라에선 신(新)캥거루족까지 등장했다. 국립국어원의 ‘2012년 신어 기초 자료’에 따르면 경제적으로 자립했지만 부모에게 집세를 내면서 함께 사는 자녀를 말한다.

▷자녀가 고교를 졸업하면 독립하는 것을 당연시해온 서구에선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는 구(舊)캥거루족 때문에 부모세대의 문화충격이 크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는 18∼31세의 36%인 2160만 명이 부메랑 세대라며 1968년 이래 가장 많은 수치라고 최근 발표했다. 1968년은 대학생들이 기성세대와 기존 사회질서에 거세게 저항했던 혁명의 해였다. 지금의 부모세대가 그 무렵 젊은 날을 보낸 68세대이기도 하다. 새 질서를 창조해도 시원치 않을 새파란 청춘들이 글로벌 위기와 취업난, 결혼난을 탓하며 부메랑 세대로 돌아온 것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誌)가 마침내 ‘바이바이 부메랑’이라는 기사에서 이들 퇴치법을 소개했다. 세라 제시카 파커가 등장하는 2006년 영화 ‘발사 실패’처럼 부모가 젊은 여자를 ‘고용’해서 아들을 유혹해서는 “나가 살자”고 꼬드기게 하는 방법이 있다. 집세를 내게 하고 집안일을 마구 시켜서 스스로 걸어 나가게 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나라에 들여오기에는 좀 거시기한가.

▷대가족 제도라는 미풍양속을 지닌 우리나라지만 어쩔 수 없어 부모와 같이 사는 상황은 아름다울 수 없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5∼44세의 캥거루족이 116만 명이고 이들 중 71.6%가 구직활동도, 교육도 받지 않는 니트(NEET)족이다. 통계청 최근 집계에선 50대 고용률이 73.8%로 1992년 이후 최고치였다. 60세 이상 취업자도 증가한 반면 20∼39세는 감소 추세다. 부모가 다 큰 자식을 먹여 살리는 구조다. 진자리 마른자리를 너무나 잘 갈아 뉘어가며 키운 탓에 부메랑 세대가 늘어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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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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