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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칼럼/김현진] 스타일 인 셀럽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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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칼럼/김현진] 스타일 인 셀럽 ⑥

동아닷컴입력 2010-01-07 15:00수정 2010-04-2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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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연아가 입으면 더 예뻐보일까? 패션계 ‘잇 걸’ 김연아의 패션 가치

지난해 4월 고려대에 처음 등교한 김연아. 이날 그가 입은 ‘타임’의 검은색 재킷과 ‘나이키’ 티셔츠, ‘지오앤사만사’구두는 단숨에 히트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사진제공·연합
지난해 4월. 고려대 입학 후 처음 등교한 피겨 요정 김연아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기 위해 캠퍼스로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이날 취재진이 카메라에 담은 그의 패션 스타일은 단숨에 여러 포털사이트의 인기 검색어가 됐다.

당시 입었던 '타임'의 정장 재킷은 '김연아 효과'에 힘입어 베스트셀러 기준의 2배를 뛰어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지오앤사만사'의 아이보리색 구두 역시 하룻밤 사이 최고의 히트 아이템이 됐다.

또래 여대생들이 즐겨 입을법한 그저 평범한 스타일링에, 모두 '신상(신상품)'도 아니었던 이날 옷차림이 이토록 화제가 되리라고는 김연아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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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도 김연아의 정장 차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12월6일 도쿄 록본기 TV아사히 본사에서 열린 '시니어 그랑프리 메달리스트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검정색 재킷과 스키니진, 하이힐 차림으로 등장해 로맨틱한 경기복과 대비되는 '포멀 섹시룩'을 연출한 것. 국내 뿐 아니라 일본 언론까지도 그의 슬림한 몸매와 잘 어우러지는 정장 차림에 예찬론을 늘어놓았다.

패셔니스타 '잇 걸'의 필요충분조건

평상복 차림의 김연아가 대중 앞에 나타날 때마다 패션 스타일이 화제가 되고, 인터넷 쇼핑몰에 '김연아 스타일'이라는 이름의 새 코너가 등장하며, 여성 블로거들을 중심으로 그가 어떤 브랜드를 어떻게 입었는지 낱낱이 분석하느라 호들갑을 떠는 현상은, 사실 스포츠 스타에게는 이례적인 일이다.

국내 패션계에서는 "역대 스포츠 선수 가운데 김연아처럼 패셔니스타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는 없다"고 말할 정도다.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 대한민국 패션계의 '잇 걸(it girl)'로 떠오른 김연아. '김연아의 힘'이 무엇이기에 그가 입으면 더 예뻐 보이고, 그가 걸치기만 해도 단숨에 히트 아이템이 되는 것일까.

김연아는 연예인이 아니다. 따라서 매장에 제품이 깔리기도 전, 명품 브랜드의 '신상'을 미리 입는 특권을 가진 여배우들처럼 유행을 선도하는 '트렌드세터'가 될 수는 없다.

물론 김연아에게 구애하는 명품 및 유명 패션 브랜드들의 협찬 제의는 줄을 잇는 상황이다. 그러나 겉모습보다는 기량이 중요한 스포츠선수의 '태생적' 특성상, 지나치게 외모에 신경을 쓸 경우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자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자회사 광고에 출연해 20대 여성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연출한 김연아. 스포츠 선수이면서도 다양한 연기가 가능한 것은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종목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그런데도 2∼3년 전 출시돼 이제는 절판돼 버린 제품마저도 김연아가 입으면 새삼스레 화제가 되는 비결은 정상에 우뚝 선 그의 스타성 때문이다.

산업정책연구원 주최로 지난해 12월26일 열린 '코리아 브랜드 콘퍼런스 2009 슈퍼 브랜드' 시상식에서 김연아는 여자 운동선수 부문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개인 브랜드'로 평가받았다. '슈퍼 브랜드'는 전국의 20~60대 소비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Top to mind)'를 설문조사해 선정된다.

김연아가 입고 걸치기만 해도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은 브랜드 파워와 소비자 심리와의 오랜 연관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샤넬이나 루이뷔통 로고만 박혀 있으면 심심한 디자인의 가방도 '웬만하면' 예뻐 보이는 원리와 마찬가지다. 김연아는 그의 이름 석자만으로도 브랜드 파워가 주는 후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성적이 뛰어나고 인지도가 높은 스포츠 스타들이 모두 김연아 같은 지위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상 궤도에 오른 한 여성 골퍼의 경우, 빼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주목하기 힘든 외모 때문에 괜찮은 스폰서가 붙지 않는 상황이다. 패션 업계의 협찬 제의도 거의 없다"고 말한다.

그 만큼 김연아의 빼어난 외모가 그의 브랜드 파워에 기여한 부분이 크다는 것인데, 이는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종목의 특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내 여성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골프나 양궁과 달리 피겨스케이팅은 연기력과 무용 실력이 필요한 종목이다.

엉덩이를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며 '씽씽 불어라∼'를 외치는 에어컨 CF, 록 공연 연습을 하고 강아지를 목욕시키는 20대 여성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휴대전화 CF를 김연아가 모두 무리 없이 소화해 낼 수 있었던 것도 '연기'에 익숙한 피겨스케이팅 선수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표정 연기, 춤 연기가 가능했다는 점이 김연아가 CF계 블루칩으로 자리 매김하고 또 패션 업계마저 쌍수를 들어 반기는 '잇 걸'이 된 가장 큰 배경이라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세계피겨선수권에서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했던 김연아. '본드걸' 돌풍으로 피겨계를 감동케 했던 그는 내공 있는 표정 연기와 춤 연기로 광고계와 패션계마저 휩쓸었다. 사진제공·연합
김연아의 외모는 30대 이상 여성 팬들에게는 '저런 딸 하나 있었으면' 싶은 잘 자란 소녀로, 남성 팬들에게는 롤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면서도 고급스런 섹시함으로 어필한다. 그리고 10대와 20대 초반의 또래 여성들 사이에 김연아의 '몸'이란 '롤 모델'이자, '워너비 스타일'로 통한다.

패션정보업체 'PFIN' 이정민 이사는 '김연아 스타일'이 특히 10∼20대 여성들 사이에 신드롬을 일으키게 된 것은 바로 김연아의 '몸'이 이들 세대의 이상향에 정확히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10대들은 성형에 부정적이다. 성형으로 개성을 잃은 선배 세대들의 부작용을 간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아 교정 등 수술이 아닌 교정을 통한 이미지 업그레이드는 필수적인 것으로 본다. 김연아는 원래부터 개성 있는 외모를 가진데다 교정으로 더 예뻐졌다는 점, 또 이들이 신봉하는 군살 없이 마르고, 팔다리가 긴 체형을 가졌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에 열광하게 된 것이다."

김연아는 약 1년 전 광고촬영을 하다 정상급 스타일리스트 서은영 실장('아장드베티' 크리에이터)을 만났다. 주로 광고촬영 스타일링을 도맡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스타일과 관련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서 실장은 "근육으로 다져진 김연아의 히프 선, 긴팔과 긴 다리는 전문 모델의 아름다움을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인위적인 방법이 아닌, 노력에 의해 오랜 시간 다듬어진 아름다운 보디라인과 작은 얼굴은 어떤 연예인도 범접할 수 없는 김연아만의 장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 실장은 '김연아 스타일'을 빛나게 하는 '최후의 1%'는 외모가 아니라 내면적 '내공' 이라고 강조했다. 나이가 어린데도, 어떤 옷을 입어도 옷에 묻히지 않고 오히려 개성이 살아나는 것은 카리스마, 근성 있는 성격 등의 내공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연아 스타일의 경제적 효과

김연아는 평소 협찬사이기도 한 '나이키'의 트레이닝복을 즐겨 입고 'MCM' 가방을 멘다. 모두 그 또래 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브랜드들이다.

정장 차림에 자주 활용하는 '타임' '마인' '시스템' 등과 캐주얼한 스타일링을 할 때 애용하는 '쿠아' '망고' 등도 '김연아 스타일'의 단골 메뉴.

그러나 패션 전문가들은 '김연아 스타일'로 가장 큰 유무형적 효과를 본 업체로 액세서리 브랜드 '제이 에스티나'를 꼽았다.

이 브랜드의 상징 격인 티아라(왕관)가 여성의 미를 극대화해 표현하는 피겨 스케이팅 종목과 잘 맞아 떨어졌고, 귀여운 소녀와 도도한 공주 이미지를 동시에 지닌 김연아와 절묘하게 교집합을 이뤘기 때문이다.

'제이 에스티나' 홍보담당 강유정 씨는 "최근 국제 경기에서 연승을 거둔 김연아 선수가 즐겨 착용하다보니 시험을 앞둔 수험생 등에게 합격 또는 '승리' 기원 아이템으로 각광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액세서리 브랜드가 김연아의 패션 아이템 가운데 가장 짭짤한 경제적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스링크 밖에서만 입을 수 있는 평상복과 달리, 액세서리는 경기 중에도 착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 도쿄에서 열린 '2009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김연아는 이 브랜드의 '김연아 주얼리 컬렉션'의 대표 상품격인 티아라 귀고리를 착용했다. 이렇게 경기 중에도 TV 생중계를 통해 상품이 대중에게 노출된다는 점이 엄청난 광고 효과를 낸 셈이다.

'김연아 주얼리 컬렉션'은 단순한 협찬 형태가 아니다. 김연아 선수와의 라이센스 계약으로 제작됐다. 이 라인에 속한 제품의 판매액 중 일부가 김연아 측으로 들어가는 식이다.

김연아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있는 제이에스티나 ‘김연아 주얼리’ 컬렉션의 히트 상품, 티아라 귀고리. 사진제공·제이에스티나
'제이 에스티나' 측은 "정확한 매출 증가율은 밝힐 수 없지만 이 컬렉션에 힘입어 불황임에도 경쟁 브랜드들과 달리 플러스 성장세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해외 스포츠 스타들의 경우 남다른 미모와 기량으로 일찌감치 패션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는 사례가 많았다. 남자 선수 중에는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 여자 선수 가운데서는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 등이 꼽힌다. 이들은 브랜드 광고 모델은 물론 패션지 모델로도 자주 등장해 전문 모델이 보여줄 수 없는 건강한 섹시미를 과시해왔다.

이정민 이사는 "명품 업계를 중심으로 한 유명 패션 업체들은 여전히 전문 모델을 선호하지만 스포츠 용품과 관련된 패션 브랜드는 운동선수를 모델로 기용하기를 선호한다"고 말한다. 스포츠 브랜드의 핵심 가치가 '건강함'이다 보니, 이들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할 수 있고 '리스크'도 적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복잡한 연애 관계, 약물 복용 등 스캔들에 노출되기 쉬운 연예인보다 스포츠 선수들이 자기 관리에 철저하기 때문이다. 최근 불거진 타이거 우즈의 외도 파문이 협찬사들에 '재앙'에 가까운 경제적 손실을 가져다 준 것은, 그 만큼 스포츠 선수의 일탈이 상대적으로 적기에 예상치 못했던 '리스크'로 작용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는 스타의 반열에 오른 김연아는 높아진 기량만큼이나 업그레이드된 패션 센스를 자랑하고 있다. CF와 방송 출연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이미지를 찾게 됐고, 또 전문가의 조언에 힘입어 패션을 보는 안목도 키운 덕이다.

더 예뻐질 수밖에 없는 김연아

그리고 김연아는 앞으로 더 예뻐질 것 같다.

서은영 실장은 "김연아도 선수이기 이전에 여자다. 스무 살이 되면서 멋도 더 내고 싶어 하고 예쁜 것도 좋아하고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질수록 더 예뻐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런 그가 최근 집중적으로 보여 준 두 가지 이미지는 '단정한 룩'과 '깜찍발랄 룩'이다. 공식 석상에서는 블랙 슈트를 기본으로 한 단정한 스타일을, CF나 방송 출연 때는 공주풍 원피스로 발랄함을 보여주는 식이다.

지난해 8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애니콜★하우젠 아이스 올스타쇼’ 에서 오프닝 공연을 펼치는 모습. 디자이너 이상봉 씨가 디자인한 화려한 경기복이 돋보인다. 김연아는 이상봉, 앙드레김 등 국내 디자이너들로부터 사랑받는 스타로 꼽힌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다소 상반돼 보이는 이 두 가지 스타일이 김연아의 '시그너처 스타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대중이 김연아에 바라는 이미지들이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우리는 운동선수답게 긴장된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의젓한 태도를 잃지 않는 '포멀한 김연아'를 원한다. 또 우리 시대 최고의 '잇 걸'이자, '엄친딸' 답게, 애교 있고 귀여운 '큐트 김연아'의 모습을 기대하기도 한다.

자의든 타의든 야누스적 매력으로 '팬심'을 사로잡는, 더 예뻐진 연아가 얼마나 큰 경제적 효과를 불러 모을 지는 패션 업계 관계자들도 감히 가늠하지 못한다.

다만 '메가톤급 패셔니스타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선수의 수명이 다하면 '잇 걸'의 지위 또한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될 것'이라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을 뿐이다.

선수로서의 기량과 스타로서의 아우라를 동시에 유지하는 부담을 지게 된 김연아. 그가 균형을 잃지 않고 우뚝 설 수 있도록 우리는 공들여 '관리'하는 연하의 연인을 다루는 것과 같은 조심스런 마음으로 그를 지켜봐 줘야 할 것 같다.

부담주지 않기, 작은 '실수'는 너그럽게 용서하기, 그리고 진심으로 예뻐해주기!

[O2/커버스토리] ‘잇 걸(it girl)’ 김연아
우리가 궁금해 하는 김연아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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