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 갤러리 응원 받으며… 고진영, 빗속 ‘퍼펙트샷’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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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퍼]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R

세계 1위의 티샷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이 24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갤러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티샷을 하고 있다. 고진영은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5언더파 67타를 치며 선두 이민지(6언더파)에게 한 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부산=뉴스1
세계 1위의 티샷 여자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이 24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갤러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티샷을 하고 있다. 고진영은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5언더파 67타를 치며 선두 이민지(6언더파)에게 한 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부산=뉴스1
“부산 여자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으려고 정말 열심히 쳤어요.”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라운드가 열린 24일 LPGA 인터내셔널 부산. 라운드를 마친 세계 1위 고진영(24)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고진영과 국내 투어 ‘대세’ 최혜진(20), 재미교포 대니엘 강(27)이 동반 라운드를 펼친 조의 인기는 최종일의 챔피언 조처럼 뜨거웠다. 비가 내리는 평일임에도 3800여 명의 갤러리가 골프장을 찾은 가운데 고진영 조는 500여 명의 갤러리를 몰고 다녔다. 고진영의 팬들은 “고진영! 에비앙 챔피언십(우승)처럼!”이라고 외쳤다. 김해 출신으로 부산에서 고등학교(학산여고)를 나온 최혜진과 2세부터 6세 때까지 부산에 살았던 대니엘 강을 향한 부산 홈팬들의 응원도 뜨거웠다.

오후 들어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수중전’이 펼쳐진 가운데 고진영은 뒷심을 발휘했다. 전반에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던 고진영은 10번홀(파4)에서 6m, 11번홀(파5)에서 4m짜리 버디 퍼팅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반전했다. 10번홀에서 그는 갤러리 소음에 방해를 받기도 했다. 티샷을 앞둔 고진영은 연습 스윙을 하려다가 멈칫했다. 그늘집 난간에 올라가 관전하던 한 갤러리가 이를 제지한 안전요원에게 큰소리로 욕설을 내뱉은 것. 이 갤러리는 즉각 퇴장당했다. 연습 스윙을 재개한 뒤 플레이에 나선 고진영은 버디를 낚는 강한 집중력을 보여줬다.

고진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아 5언더파를 쳤다. 그는 올 시즌 신인왕 ‘핫식스’ 이정은(23), 대니엘 강 등과 선두 이민지(호주·6언더파)에게 한 타 뒤진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최혜진은 공동 22위(2언더파).

고진영은 “비가 많이 와서 그린이 부드러워졌다. 이 때문에 세컨드 샷 등을 할 때 공격적 플레이가 가능해 버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상금(267만5359달러), 평균 타수(68.901타)에서 선두에 오르며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는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6위 내의 성적을 기록하면 올해의 선수를 확정한다. 고진영은 “아직 이번 대회 54홀이 남았다. 내 골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고진영이 9월 말에 개설한 유튜브 채널 ‘고진영고진영고’도 화제가 됐다. 6000명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그는 “젊은 시절의 기록을 남기고 싶어 관광지 방문 등 내 일상의 모습을 게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광고도 붙었다고 한다. “아직 (광고 등) 수익은 1만 원이 되지 않아요.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건 아니니 상관없어요. 하하.”
‘핫식스’ 이정은도 5언더파 올 시즌 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핫식스’ 이정은(23)이 5번홀에서 그린을 읽고 있다. 이정은은 5언더파 67타로 고진영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KLPGA 제공
‘핫식스’ 이정은도 5언더파 올 시즌 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핫식스’ 이정은(23)이 5번홀에서 그린을 읽고 있다. 이정은은 5언더파 67타로 고진영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KLPGA 제공

최근 샷 감각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던 이정은도 이날 노 보기 플레이에 버디만 5개를 낚았다. 특히 10번홀에서는 8m에 가까운 버디 퍼팅이 깃대를 맞고 홀 안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정은은 “굉장히 강도가 센 퍼트였다. 보기를 할 수도 있는 볼 스피드였는데 버디가 되면서 좋은 흐름을 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 6월 US여자오픈 이후 우승이 없는 이정은은 “오랜만에 보기 없는 플레이를 해 만족한다. 오늘을 전환점으로 삼아 계속 좋은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lpga투어#이정은#고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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