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외조-시댁 격려… 허미정, 5년 만에 웃음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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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스코틀랜드오픈 20언더 우승
작년초 결혼해 슬럼프 깊었지만 가족의 힘으로 이겨내 통산 3승
이정은 등 공동2위 4타차 따돌려… 시즌 23개 대회서 한국인 11승째

허미정이
 12일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버릭에서 열린 LPGA 스코틀랜드오픈 4라운드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노스버릭=AP 뉴시스
허미정이 12일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버릭에서 열린 LPGA 스코틀랜드오픈 4라운드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노스버릭=AP 뉴시스
“결혼 후 남편이 현장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처음 우승해 더 기뻐요.”

12일 새벽 영국 스코틀랜드 노스버릭의 르네상스 클럽(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스코틀랜드오픈(총상금 150만 달러·약 18억 원) 최종 4라운드.

허미정(30)이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4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9번홀(파3)부터 4연속 버디를 낚은 그는 16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해 3타 차로 간격을 벌렸고 최종 18번홀(파4)을 버디로 장식해 우승을 자축했다. 공동 2위(최종 합계 16언더파) 2명은 ‘핫식스’ 이정은과 모리야 쭈타누깐(태국).

이로써 허미정은 신인이던 2009년 세이프웨이 클래식과 2014년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우승에 이은 통산 3승째를 거뒀다. 공교롭게도 5년 주기다. 2014년 우승 이후로는 무려 113개 대회 출전 만의 우승이다. 한편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23개 대회에서 11승이나 합작했다.

지난해 1월 결혼한 허미정은 2018시즌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동계 훈련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19개 대회에 출전해 7번 컷 탈락했고, 최고 성적은 마이어 클래식 공동 21위였다.

지난해 1월 결혼한 허미정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남편 왕덕의 씨(32)와 포옹을 하며 통산 세 번째 LPGA투어 
우승을 자축했다. 노스버릭=AP 뉴시스
지난해 1월 결혼한 허미정은 이날 경기장을 찾은 남편 왕덕의 씨(32)와 포옹을 하며 통산 세 번째 LPGA투어 우승을 자축했다. 노스버릭=AP 뉴시스
이번 시즌엔 전지훈련을 통해 스윙을 교정했다는 허미정은 우승 인터뷰에서 “남편과 오랫동안 떨어져 지냈는데 에비앙 챔피언십부터 3개 대회 동안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 올해 초 시아버님이 ‘우승하면 집을 사주겠다’고 하셨기에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밝히며 미소 지었다.

키 176cm인 허미정은 주니어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고 2006년 국가대표를 거쳐 2007년 프로로 전향했다. 2008년 LPGA 2부 투어의 상금 4위 자격으로 2009년 LPGA투어에 데뷔했다.

퍼팅에 강점이 있는 허미정은 지난 시즌 평균 퍼팅수 1위(28.63타)였고 올 시즌도 7위(29.33타)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는 비가 많이 내려 우비를 입고 플레이했지만 페어웨이 적중률 92.3%(13홀 중 12홀), 퍼트 수 28개, 그린 적중률 83.3%(18홀 중 15홀)를 기록할 정도로 전체적으로 샷 감각이 좋았다.


“남은 시즌 LPGA 대회에는 모두 출전할 예정이다. 특히 10월 시댁인 부산에서 열리는 LPGA투어 신설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고국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첫 시즌 다승’으로 목표를 수정한 허미정은 당찬 각오를 밝혔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
#허미정#여자골프#lpga#스코틀랜드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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