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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부터 김세영까지…다시 주목받은 한국 여자골프 ‘약속의 땅’[김종석의 TNT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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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부터 김세영까지…다시 주목받은 한국 여자골프 ‘약속의 땅’[김종석의 TNT 타임]

김종석기자 입력 2019-07-16 18:27수정 2019-07-1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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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텃밭, LPGA투어 마라톤클래식
박세리 단일 대회 최다 5회 우승…21년 동안 12명 한국 챔피언 배출
주말골퍼가 흔히 듣는 질문이 하나 있다.


“그동안 가본 골프장 가운데 어디가 가장 좋았습니까?”

언뜻 대답으로는 평소 쉽게 가기 힘든 회원제 명문 골프장에서의 라운드 경험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꽤 많은 골퍼들은 생애 베스트 스코어를 작성했다거나 좋은 점수를 남긴 코스를 첫 손가락에 꼽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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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한다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아마 미국 오하이오 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전장 6550야드)을 언급하는 선수들도 많을 것 같다.


LPGA투어 2019 마라톤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김세영. AP 뉴시스


‘빨간 바지 마법사’ 김세영은 15일 이 곳에서 끝난 LPGA투어 마라톤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22언더파 262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김세영은 이 골프장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12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한국계 선수로 범위를 넓히면 두 차례 우승한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포함된다. 이럴 경우 한국(계) 선수는 14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그 원조는 바로 박세리다. 박세리는 LPGA 투어 신인 시절인 1998년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으로 불리던 이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당시 그가 세운 23언더파 261타는 아직도 대회 최소타, 최다 언더파 기록으로 남아 있다. 박세리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골프장 인근에는 그의 이름을 딴 ‘박세리 거리’가 생기기도 했다.

이번에 김세영이 한 타만 더 줄였더라면 박세리의 대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LPGA투어 마라톤 클래식 역대 우승자


박세리의 첫 우승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열린 21개 대회 가운데 한국인 챔피언은 절반도 넘는 12번이다. 특히 박세리는 이 대회에서만 5차례 정상에 올라 유달리 강한 모습을 과시했다. 단일 대회 5회 우승은 LPGA투어 역대 최다 타이 기록이다. 안니카 소렌스탐과 미키 라이트만이 같은 대회에서 5차례 패권을 안은바 있다.


박세리는 서른 살 때인 2007년 이 대회 1라운드에서 당시 첫 라운드 최저타 기록인 8언더파 63타를 몰아친 끝에 여세를 몰아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0년 최나연은 이 대회에서 김인경, 김송희, 재미교포 크리스티나 김(김초롱)과 연장전을 치른 끝에 우승했다. 당시 이들 네명뿐 아니라 신지애(5위), 박인비(6위), 박희영, 이미나(이상 공동 7위) 등 상위 선수 7명이 한국(계) 선수였다.

마라톤클래식 우승 후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도로 표지판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인경. LPGA투어 홈페이지


2006년 ‘슈퍼 땅콩’ 김미현이 승전보를 전한 뒤 2009년 이은정이 정상에 올랐다. 2012년에는 유소연이 챔피언에 대열에 합류했다. 2015년 아버지가 캐디로 나선 최운정이 2009년 LPGA투어에 데뷔 후 157번째 도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춘 것도 이 대회였다. 2017년 우승자는 김인경.

이 코스에서만 5번 우승한 데 대해 박세리는 “모두가 궁금해 하는데 나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냥 좋은 기억이 많은 만큼 마음이 편안해질 뿐이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나름 분석을 내놓았다. 박세리는 “하이랜드 메도스 골프장은 코스가 길지 않으나 까다로워 코스 공략이 중요하다. 그린을 잘 파악할수록 성적이 잘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페이드 구질 보다는 드로우 구질인 선수에게 유리하다. 근데 난 페이드 구질을 갖고 있다. 더 집중해서 친 결과가 아닐 까 싶다”고 전했다.

마라톤클래식이 열리는 하이랜드 메도스 골프클럽 10번 홀 전경. 동아일보 DB


1925년에 개장한 이 골프장은 좁은 페어웨이 양쪽에 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13km에 이르는 개울이 코스 구석구석을 흐르고 있어 위험요소가 많다. 박세리가 말한 대로 그린도 어렵다.

이번 대회를 공동 11위로 마친 LPGA투어 신인인 딸 전영인과 함께 출전한 유명 골프 교습가인 전욱휴 프로도 박세리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 프로는 “코스가 쉽지는 않다. 가장 먼저 티샷의 방향성을 지켜야 점수 관리가 좋을 수 있다”며 “그린이 작아서 그린 공략을 위한 샷의 방향성이 뛰어난 골퍼들이 좋은 스코어를 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한국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데 대해 전욱휴 프로는 “한국 선수들만이 샷을 하고 난 뒤에 몸의 균형을 잘 유지한다. 몸이 덜 흔들린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세밀한 방향성을 지키다보니 좋은 성적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코스가 까다롭다보니 좋은 샷에 대한 보상과 실수에 대한 페널티가 확실하다는 의미다. 변별력이 높은 코스에서 뛰어난 실력을 지닌 한국 선수들이 차별화된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


김세영은 우승 소감으로 “이 대회에서 많은 한국 선수들이 우승을 했다. 박세리, 김미현, 유소연, 최운정 선수 등 많은 우승자가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됐다는 것이 영광스럽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한국 선수로서 많은 팬 분들께 좋은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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