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템포 쉰 벤투호 수문장 경쟁… 예상이 더 어려워진 김승규vs조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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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9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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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규(왼쪽)와 조현우의 치열한 수문장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 News1
김승규(왼쪽)와 조현우의 치열한 수문장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 News1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터키에서 열린 조지아와의 평가전 선발 라인업에는 의외의 이름들이 많이 들어 있었다. 가장 눈에 띈 인물은 역시 18세 ‘막내형’ 이강인의 선발 출전이었다.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은 이강인은 이날 깜짝 선발로 나서 후반 26분까지 71분간 공격형MF로 활약했다.

이정협이 황의조와 김신욱을 대신해 손흥민과 투톱을 이룬 것, 지난 6월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백승호가 수비형MF로 먼저 출전한 것 그리고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공격수로 펄펄 날고 있는 황희찬이 오른쪽 윙백 수비수로 배치된 것 등 의외의 선택, 실험적인 요소들이 많았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수문장 구성윤이다. 벤투 감독은 이전까지 A매치 경험이 전혀 없던 구성윤을 골키퍼로 낙점해 90분 내내 골문을 맡겼다. 어쩌면 가장 의외의 선택에 가깝다.

이강인이든 이정협이든, 교체로 투입된 이동경이든 출전 가능성은 있었던 옵션이었다. 하지만 구성윤은, 김승규와 조현우가 펼치는 No.1 수문장 경쟁이 워낙 치열했기에 제3의 인물 출전은 예상에 넣지 못했다. 벤투호 출항 후 김승규와 조현우 외의 골키퍼가 경기에 나선 것은 벤투 감독의 2번째 경기였던 2018년 9월11일 칠레전에서 김진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당장 구성윤이 골키퍼 경쟁구도에 큰 균열을 일으킬 만큼의 파장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다가오는 투르크메니스탄전은 김승규 혹은 조현우가 다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앞선 경기에서 구성윤이 등장해 예상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축구대표팀이 오는 10일 밤 11시(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이 앞서나 카타르로 가는 첫 단추라는 점에서 정예멤버로 나설 전망이다.

아무래도 웅크리고 수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상대의 전술과 함께 공격진 조합이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때문에 후방으로는 시선이 적은데, 골키퍼 장갑을 누가 낄 것인지도 흥미롭게 지켜볼 대목이다.

지금까지는 김승규가 근소하게 앞서 있는 흐름이다. 2018년 평가전에서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했던 벤투 감독은 올해 1월 UAE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대회 전체를 김승규에게 맡겼다. 평가전에는 경쟁을 부추겼으나 대회라는 실전에서는 수문장을 고정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런데 아시안컵 이후 벤투 감독은 다시 김승규와 조현우를 저울질했다. 3월 2연전에서도 그리고 6월 2연전에서도 벤투 감독은 김승규와 조현우에게 1경기씩 골문을 지키게 했다. 때문에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열리는 조지아전이 힌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의외의 구성윤이 등장하면서 판단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2002 한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GK 골키퍼로 활약하며 이운재, 정성룡을 배출한 김현태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은 “전체적으로 좋은 골키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K리그에도 많고 J리그에도 좋은 수문장들이 많다”고 전제한 뒤 “내가 봐도 지금은 조현우와 김승규가 가장 앞선다. 전체적으로 다 좋은데, 특히 조현우는 기복이 없고 김승규는 반사신경이 좋다”는 말로 두 선수를 높이 평가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김승규는 속도와 빌드업 능력을, 조현우는 높이와 안정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딱히 약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벤투 감독의 선택도 쉽지 않아 보인다.

두 선수의 페이스를 볼 때 투르크메니스탄전 선발이 향후 고정적인 선수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예선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라는 측면에서 투르크메니스탄전 선발은 상징성이 있다.

다시 김승규일까 이번에는 조현우일까. 한 템포를 쉬면서 더 안개 속으로 들어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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