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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우려고 유럽에서 한국까지 한달음에 달려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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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도우려고 유럽에서 한국까지 한달음에 달려왔죠”

뉴스1입력 2019-07-27 09:05수정 2019-07-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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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마켓스트리트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가진 독일 통역 자원봉사자 윤봉일씨가 엄지를 들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News1

오스트리아 빈에서 비행기로 13시간, 인천에서 다시 광주까지 버스로 4시간, 17시간 넘게 달려와 자원봉사를 하는 이가 있다. 통역 자원봉사자 윤동일씨(54)다.

윤씨는 26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경기장 인근에서 뉴스1과 만나 “우리나라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독일 남자 수구 대표팀의 통역을 하며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한다. 그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기장 밖,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회 성공을 위해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윤씨는 1986년 당시 스물한 살의 나이로 오스트리아라는 낯선 나라에 건너갔다. 현지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전남 고흥의 고향 선배 권유로 오스트리아를 찾게 됐다. 이후 유럽에서 태권자 지도자 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33년째 빈에 정착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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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왔냐”, “중국인이냐”, “대만어를 쓰냐”…

처음 도착한 낯선 나라에서 돌아오는 수많은 질문에 ‘대한민국’은 없었단다.

“차라리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만 물어도 좋을텐데 수많은 아시아 국가를 나열하고도 한국은 끝내 나오지 않아 자존심이 많이 상했죠. 북한은 아는데 남한은 모르더라구요.”

그러다 1988년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그는 88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알게 된 유럽인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윤씨는 “그때 스포츠가 전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는 정말 강력한 도구라는 걸 몸소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진 걸 체감한 윤씨는 스포츠와 국제대회의 힘을 여실히 느꼈다. 그리고 이후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의전단 통역을 맡으며 한국에서 봉사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

올림픽과 광주U대회는 태권도라는 스포츠를 업으로 하는 그에게 다시금 스포츠의 힘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그는 “국제 스포츠행사에서 그 나라의 어떤 인상을 주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온 전세계인들이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고 돌아갈 수 있도록 자원봉사를 하게돼 너무 행복하다”며 “세계적인 행사에서 봉사하니 자부심도 생기고 뜻깊은 일을 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그는 소년원에서 태권도 봉사를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태권도 정신은 무도의 정신입니다.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올바르게 살아가는 이치를 알려줄 수 있어서 봉사를 꾸준히 해오고 있죠. 소년원에 있던 아이들이 새 삶을 찾고 성인이 돼 도장을 찾아올 때면 정말이지 가슴 뭉클할 때가 많아요.”

윤씨는 가슴 뭉클하고 짜릿한 봉사의 맛을 잊을 수 없었다. 그는 고국을 찾아 봉사를 시작했다. 전북 전주의 한 소년원에서는 멘토링을 하며 아이들의 삶의 길잡이가 돼주고 있다.

윤씨는 외국의 태권도 지도자들은 곧 ‘문화전도사’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에서 태권도 진급 시험에는 한국어 테스트가 포함된다. 그는 “태권도를 배운 아이들이 자라 또 그들의 자식에게 태권도를 알려주며 한국의 스포츠, 문화, 언어가 전해지니 얼마나 스포츠의 힘이 대단한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의 ‘한국문화 전파’는 이곳 광주에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그는 얼마 전 독일 수구대표팀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비어페스트’ 맥주 축제를 찾았다.

윤씨는 “독일 ‘옥토버페스트’와 같이 세계적인 맥주 축제가 있는 만큼 그들은 맥주를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한국 맥주 맛도 알려주고 맥주 문화도 보여주고 싶었다”며 “축제에서 푸드트럭과 음악, 수많은 사람들과 맥주를 즐기는 문화를 보고 대표팀이 정말 좋아해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영동호인들이 출전하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마스터즈 수영대회에도 독일어 통역 봉사를 할 계획이다. 매일 선수들 일정에 맞춰 새벽이고 밤이고 선수촌과 경기장을 오가는 고된 일정에도 그는 지친 기색이 없어보였다.

그는 “경험을 위해 참가했다면 못 버텼을 것 같다. 하지만 난 봉사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 힘든 일정을 버틸 수 있는 것 같다”며 “수영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우리나라 위상이 더 높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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