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불충분’으로 막 내린 FA 사전 접촉 논란…김종규 권리 행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16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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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 사진제공|KBL
김종규. 사진제공|KBL
자유계약선수(FA) 사전 접촉과 관련한 창원 LG와 김종규의 진실게임은 결국 ‘사전 접촉 불인정’으로 막을 내렸다.

2019 FA 원 소속 구단 협상 마감일인 15일 LG로부터 사전 접촉 진상 조사 요청을 받은 KBL은 16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개최해 김종규의 타 구단 사전 접촉에 대해 심의했다. 재정위는 “김종규의 타 구단 사전 접촉으로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김종규는 LG와의 원 소속 구단 협상 결렬에 따른 FA로 최종 공시됐다. 김종규의 영입을 원하는 구단은 20일 낮 12시까지 영입의향서를 KBL에 제출할 수 있다. 김종규는 보수 총액 12억 원(연봉 9억6000만 원·인센티브 2억4000만 원)을 제시받았지만 LG와 사인하지 않았다.

● LG “선수와 구단 아닌 구단 간의 문제로 봐 달라”

손종오 사무국장이 LG를 대표해 재정위에 출석했다. 손 국장은 “어제(15일) 접수한 내용을 소명했다. 나름대로 확인한 자료에 대한 경위를 설명했다”라며 “원 소속 구단 협상 기간 내에 (타 구단과 김종규가) 뭔가 주고받았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정황 증거를 확인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이의제기를 한 이유를 설명했다.

LG는 사전 접촉이 있었다는 증거로 녹취록을 제출했다. 손 국장은 “재정위에 녹취록 1개를 제출했다. 증거가 될지 모르겠지만 어떤 정황이 있다고 생각해 절차를 밟았다. 구단 직원이 현주엽 감독과 김종규의 통화를 녹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취록에) 팀명이 있다. 다수의 팀이다. 팀명은 내가 말하는 게 맞지 않다고 본다”고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협상이 어려웠던 이유가 사전 접촉 때문이었냐”는 질문에 손 국장은 “그렇게 판단해 지금의 자리를 만들었다. (녹취록에 있는 내용이) FA 관리 규정에 저촉이 된다고 판단했다. 재정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구단은 결과를 받아들일 생각이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번 계기로 FA 제도의 개정이 필요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구단 간의 접근이다. 선수에게 돌아갈 수 있는 피해에 대해서는 답답한 심정인데 구단 간의 문제로 봐 달라“고 선수-구단 간의 대립 구도에 부담감을 드러냈다.

● 김종규 “LG가 제소해 여기에 온 것”


재정위에 참석해 소명을 마친 김종규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그는 “힘든 상황이다. 전체적으로 소명해야 할 부분은 다 말했다.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사전 접촉은 없었다”고 LG의 주장을 반박했다. 하지만 그는 LG가 증거로 제시했다는 녹취록, 보수 총액 12억 원을 거절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현 감독과의 통화가 녹음이 되고 있는지를 인지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 LG 손 국장은 선수에게 통화 녹음 사실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을 인정했다.

김종규는 “녹취가 있다는 건 기사를 통해 알았다. 그 부분에 대해 재정위에 내 생각과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했다”라며 “내가 잘못을 한 게 없는데 변호사를 선임할 이유가 없다. 사실 그대로만 얘기했다. (재정위원들과) 대면을 한 상태에서 소명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LG가 제소했으니 내가 여기에 온 것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당연히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게 맞다고 본다. 결과가 나온 뒤 지금 못했던 말을 할지 아니면 내가 다 안고 갈지 추후에 결정하겠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LG와 현주엽 감독에 대한 질문에도 “지금은 말하고 싶지 않다. 추후에 기회가 되면 얘기하겠다”고만 답했다.

● 증거 불충분으로 끝난 진실게임

LG의 문제 제기 자체는 큰 오류가 없다는 게 KBL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재정위는 김종규의 소명을 들은 뒤 선수의 손을 들어줬다.

재정위에 참석한 KBL 이준우 사무차장은 “제출받은 자료에는 녹취록이 있었다. 녹취록 안에서는 구단이 문제를 제기할 만한 충분한 내용이 있었다. 김종규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에 대해 소명을 했고, 재정위원들은 충분히 설명이 됐다고 판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녹취록에는 구단명이 거론됐다. 본인의 시장가와 본인을 접촉할 수 있는 구단의 범위에 대해서도 말했다. 하지만 김종규가 말한 내용은 언론이나 팬 등을 통해 접한 부분이었는데 마치 본인이 겪은 것처럼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재정위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 함께 참석한 KBL 최준수 사무총장은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FA제도와 관련해서는 개선작업을 펼쳐나갈 것이다. 사전접촉 가능성 등 문제가 있는 부분들을 아예 없애는 쪽으로 10개 구단과 고민하겠다”고 제도개선을 약속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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