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루키 김이환은 퍼즐 한 조각이 될 수 있을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9월 17일 1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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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이환. 스포츠동아DB
한화 김이환. 스포츠동아DB
지난해 3위에서 올해 9위로 추락한 한화 이글스의 전력에서 취약한 구석은 한두 군데가 아니다. 폭발력과 응집력 모두 아쉬운 타선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마운드 역시 지난해 강점을 보인 불펜이 무너지면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처지가 됐다.

마운드에선 무엇보다 국내선발요원의 발굴과 성장이 절실하다. 외국인 원투펀치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은 후반기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스로 기대를 모아온 서폴드의 분투가 특히 눈부시다. 후반기 8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5승2패, 평균자책점(ERA) 2.17이다. 전반기(21경기·6승9패·ERA 4.42)보다 훨씬 견고하다.

우완 서폴드, 좌완 벨이 내년에도 한화에 잔류한다고 가정하면 선발로테이션의 남은 세 자리를 채우는 일은 좀더 수월해진다. 서폴드와 벨이 KBO리그에 연착륙할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던 올 시즌 준비단계와 비교해서다. 내년 시즌에 대비해선 3명의 국내선발요원을 찾는 작업에 집중하면 된다.

다행히 희망을 품어볼 만한 자원은 있다. 고졸 루키 김이환(19)이 대표적이다.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5안타(1홈런) 3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3승째(3패)를 따냈다. 전반기 3경기(1승·ERA 0.00)에는 모두 구원으로 나섰다. 후반기부터 선발진에 합류해 7경기에서 2승3패, ERA 5.28이다.

수치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6이닝 이상 던진 적도 없다. 그러나 어떤 레벨의 투수로 성장할지에 대해 지레 짐작할 이유는 없다. 걸어온 길보다는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은 젊은 투수이기에 응원이 더 필요할 뿐이다. 시속 140㎞ 안팎인 구속을 끌어올리고, 삼진보다 많은 볼넷 비율(K/BB=0.78)에서 드러나는 미완의 제구력을 다듬어 믿음직스러운 선발투수로 자리잡아준다면 세대교체와 리빌딩을 추진 중인 한화로선 더 바랄 게 없다.

롤모델도 팀 내에 있다. 올 시즌 굳건하게 2루를 지키고 있는 정은원이다. 지난해 99경기 227타석(타율 0.249·4홈런·20타점·5도루)을 기록한 정은원은 올 시즌 134경기에서 587타석(타율 0.264·7홈런·55타점·14도루)을 소화하고 있다. 배 이상 늘어난 출장에 후반기 들어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이를 통해 정은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데 필요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김이환이 이 같은 팀의 기대를 모를 리 없다. 3승째를 신고한 뒤 “변화구 연마, 구속 상승 등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용덕 감독 역시 “고졸 신인투수가 잘해주고 있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화의 고민 하나를 지워줄 퍼즐 한 조각, 김이환이 될 수도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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