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참 신기해요” 갈증이 만든 고우석의 ‘최연소 30세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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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6일 14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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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클로저로 당당히 거듭났다. 거침없는 세이브 행진 속에서도 거듭 ‘발전’을 향한 강한 열망을 품었던 LG 트윈스 고우석(21)은 마침내 KBO리그 최연소 30세이브 달성 타이틀까지 손에 쥐었다.

올 시즌 리그 ‘세이브’ 판도는 고우석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프로 3년차에 마무리 투수라는 무거운 보직을 처음으로 맡고도 15일까지 31세이브를 기록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려뒀다. 시즌 평균자책점 1.24로 빈틈없는 투구를 펼치는 그는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세이브 역사도 새로 썼다. KBO리그 최연소 30세이브 달성 기록을 만 21세 1개월 7일로 줄였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를 맡으며 블론 세이브만 없었으면 했다”던 고우석은 “내가 나간 경기는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사실 세이브를 30개나 할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그와 함께 배터리를 이루는 포수 유강남은 “시즌 초까지만 해도 우석이와 함께 긴장을 정말 많이 했다. 이제는 우석이가 진짜 믿음직스럽다. 정말 멋있는 친구”라고 엄지를 치켜세우며 “우석이가 9회에 올라올 수 있어 정말 마음이 편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성공적인 시즌을 치르며 자연스레 지난날도 되돌아보게 됐다. 고우석은 “야구가 참 신기하다. 지난 2년간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만 잘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프로 무대를 너무 쉽게 여겼던 것 같기도 하다. ‘다 됐다’고 생각했는데 시즌 내내 부족함이 노출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하지만 올해는 시즌을 준비할 때부터 ‘더 완벽하게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계속 부족한 느낌이 들었고, 더 많이 하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신기하게 운도 많이 따르고 잘 풀렸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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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3승을 달성한 팀 선배 차우찬의 열정도 고우석에겐 큰 자극제였다. 그는 “선배가 한창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내게 와서 ‘어떤 느낌으로 공을 던지느냐’고 진지하게 물었다”며 “당시 ‘이건 괜찮은 것 같다’고 그 자리에서 한 시간 동안 섀도우 피칭을 하시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베테랑인 우찬 선배 역시 고민이 있고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며 “선배도 저렇게 야구를 하는데 나는 더더욱 의지를 내려놓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마무리 투수에 대한 동료들의 배려가 곧 호투의 원동력이 됐다. 고우석은 “마무리 투수는 등판하는 상황이 정해져 있어 피로감이 덜한 편이다. 형들도 평소에 편하게 쉬라는 이야기를 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마운드에 올라가 블론을 해도 나무라지 않을 형들이지만 블론을 하면 내 마음이 불편하다”며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더욱 철저하게 공을 던지고 있다. 형들의 배려가 나의 집중력을 더 높여준다”고 했다.

이제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본다. 개인이 아닌 팀에 철저히 초점을 맞춰뒀다. 고우석은 “정규시즌 경기가 많이 남지 않았지만 아직 순위 싸움이 끝난 건 아니다”라며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우리 팀이 하고 싶다”고 힘 줘 말했다. 이어 그는 “조금 장난스럽게 이야기하자면 타자들이 방망이를 뻥뻥 쳐서 큰 점수차로 앞선 9회 마운드에 긴장감 없이 오르고 싶다”고 미소 지으며 “포스트시즌에 가서도 무너지지 않고 잘 던지는 것,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수원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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