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의 소원이었던 ‘구창모의 10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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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5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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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NC 구창모.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017시즌을 앞두고 당시 NC 다이노스 사령탑이었던 김경문 현 야구국가대표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한 가지를 약속했다. “구창모에게 무조건 10번 선발 등판 기회를 주겠다!”

김 감독은 이 같은 공언을 싫어하는 성격이다. 자신이 한 말이 미래의 팀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구창모는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10번의 선발 등판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 김 감독은 훗날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었다.

“NC가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토종 좌완 10승 선발이 있다면 강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구창모는 좋은 공을 갖고 있는 좌완이다. 자신감을 갖는다면 더 성장할 수 있다. 이제 스무 살이다. 10년 동안 팀 선발진을 이끌어주길 바라는 표현이었다.”

이제 NC에 김 감독은 없지만 구창모는 마침내 그 기대에 부응했다. 1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동안 80개의 공을 던져 3안타(1홈런) 2볼넷 4삼진 1실점으로 팀의 6-1승리를 이끌며 데뷔 첫 시즌 10승(7패)을 달성했다. 2013년 1군에 데뷔한 NC 구단 역사상 좌완 10승은 구창모가 처음이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구창모는 2016년 1군에 데뷔해 4승1패, 2017년 7승10패, 지난해 5승11패를 각각 기록했다.

올 시즌 구창모는 커맨드 능력이 훌쩍 성장하며 볼넷(40개)이 크게 줄었고 반대로 삼진(114개)이 이닝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연이은 호투로 시즌 평균자책점은 3.22(106이닝 38자책점)까지 낮췄다. 이날 역시 140㎞ 중반 빠른 공과 낙차 큰 포크볼이 위력적이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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