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선 안 될 실수, 전적으로 내 잘못” 두산 배영수가 전한 끝내기보크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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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5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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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배영수. 스포츠동아DB
두산 배영수. 스포츠동아DB
“다 내가 잘못한 게 맞다.”

두산 베어스 베테랑 투수 배영수(38)는 1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끔찍한 경험을 했다. 3.5경기였던 게임차를 2.5경기로 줄이며 선두 싸움을 위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는 기회였다. 그만큼 빅매치였다. 2018시즌 직후 한화 이글스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그를 따뜻하게 안아준 두산을 위해 어떻게든 위기 상황을 해결하고 싶었다. 그러나 결과는 공 하나도 던져보지 못한 채 끝내기 보크에 따른 패배(6-7)였다. 현역 최다승(138승)을 기록 중인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예기치 못한 실수였기에 충격파는 엄청났다.

맞대결에서 패한 결과는 뼈아프다. SK와 게임차는 4.5경기로 벌어졌다. 19일 인천에서 열리는 더블헤더를 통해 반전을 노려볼 수 있지만, 게임차가 더 커진 탓에 추격을 장담할 수는 없다. 3위 키움 히어로즈와 격차를 벌리지 못한 것도 타격이 크다. 많은 것을 잃은 패배의 결정적 빌미를 제공한 아쉬움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15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배영수의 진심을 들을 수 있었다. “누구나 그 상황에서 막고 싶지 않겠냐”는 말에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6-6으로 맞선 9회말 1사 1·3루 상황에서 보크는 즉 실점을 의미한다. 배영수가 전한 상황은 이랬다. 포수 박세혁이 초구에 포크볼 사인을 냈다. 내야수들은 전진수비를 펼치고 있었고, 배영수는 1루 주자 정현의 움직임을 감지하자 견제동작을 취했다. 발을 완전히 빼지 않은 탓에 4심 모두 보크를 선언했다. 하루가 지난 뒤 배영수는 덤덤하게 실수를 인정했다. “잘못한 게 맞다. 1루 주자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실수를 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부분인데 어제는 너무 아쉽더라”고 했다.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은 아니었단다. 배영수는 “부담에 따른 실수는 아니었다”면서도 “모든 계산을 하고 올라갔다. 그 상황에서 막아내고 싶지 않은 투수가 어디 있겠나.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하지 않아야 할 실수였다.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말 마디마디에서 어떻게든 아쉬움을 만회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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