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체부 장관, “축구대표팀 ‘깜깜이’ 평양 원정…정말 유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0월 21일 16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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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최근 대한민국 스포츠의 최대 화두는 축구국가대표팀의 평양 원정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태극전사들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3차전을 치렀다. 0-0 무승부로 끝난 이날 경기는 영국 공영방송 BBC의 표현 그대로 ‘지구상에서 가장 이상한 더비’였다.

모든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경기장 안팎의 소식을 전할 미디어와 원정 응원단의 방북이 승인되지 않았고, TV 생중계도 없었다. 심지어 북한은 자국민들의 경기 관전도 허용하지 않았다. 충격적인 현장을 찾은 국제축구연맹(FIFA)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도 “아주 실망스러운 모습”이라며 쓴소리를 남겼다.

특히 가슴 아픈 일은 선수단을 향한 냉대였다. 48시간 남짓한 체류기간 내내 사실상 감금상태였다. 호텔을 떠날 수 없었고, 가벼운 산책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현지인들은 선수단을 철저히 ‘적’으로 취급했다. 귀국 후 대한축구협회 임직원들과 선수들은 “축구가 아닌 전쟁이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협회는 모든 내용을 취합해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식 항의를 했고, 현재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

21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서도 이 사안이 등장했다. 야당은 정부 대응이 미흡했다고 비난하면서 “북한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국민들에게 정중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박양우 문체부 장관도 깔끔히 사태를 인정했다. “제 자신도 굉장히 속상하고 화가 나고 정말 안타깝다. 유감스럽다. 국민 앞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으나 북한에도 스포츠는 스포츠로서 평화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을 강력히 촉구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다만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추진을 비롯한 스포츠 교류에 대해서는 “인내하며 앞에 놓인 남북 관계와 스포츠 현안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도 “남북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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