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 하나 때문에… NBA가 중국서 쌓은 30년 공든탑 무너질 위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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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8일 1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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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크슛을 시도하고 있는 마이클 조던 © News1
덩크슛을 시도하고 있는 마이클 조던 © News1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의 단장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트윗을 했다 NBA가 중국에서 쌓은 30년 공든 탑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대릴 모레이 휴스턴 로키츠 단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농구협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로키츠와 모든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밝혔다. 그뿐 아니라 로키츠의 스폰서 기업들이 일제히 스폰서십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모레이 단장은 파문이 일파만파 확대되자 6일 문제의 트윗을 삭제하고 트위터에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중국 내 로키츠 팬과 친구들을 공격할 의도는 없었다. 단지 하나의 사건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일 뿐이다. 그 트윗 이후 다른 의견을 듣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번 터진 파문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CCTV가 NBA 중계를 하지 않기로 했고,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스폰서십을 끊는 것은 물론 일반인의 NBA 보이콧도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NBA가 30년 동안 중국에서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NBA의 중국 역사는 30년이 넘는다. 중국 CCTV는 1987년부터 NBA 경기를 중계해 왔다. 이로 인해 1990년대 중국에서 농구 붐이 일었다. NBA의 명문 구단인 시카고 불스와 마이클 조던을 중국인들도 모두 알 정도였다.

이후 2000년대에 중국 최고의 농구 스타인 야오밍이 휴스턴 로키츠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NBA는 중국에 완전히 뿌리를 내리게 됐다.

야오밍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로키츠에서 활약했으며, 모두 8차례 올스타에 선정됐었다. 이후 중국인들은 로키츠를 ‘우리 팀’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중국에서는 약 3억 명이 농구를 하며, 약 5억 명이 지난해 시즌을 시청한 것으로 추산된다. CCTV와 텐센트가 NBA 중계권을 가지고 있다. 텐센트는 최근 5년 중계권 계약을 15억 달러에 체결했다.

중국과 NBA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9년 미국이 베오그라드 중국 대사관에 미사일을 날렸을 때, CCTV는 NBA 경기 중계를 중단했었다.

당시 미국은 오폭이었다고 즉시 사과했으나 중국은 중국의 대응능력을 시험키 위한 ‘계산된 오폭’이었다며 대규모 관제시위를 조직해 미국에 항의했었다. 당시 미중관계는 급속히 냉각됐었다.

이후 양국의 관계가 복원되자 NBA는 다시 중국에서 중계됐다.

시진핑 주석도 NBA의 팬이다. 그는 LA를 방문했을 때, LA 레이커스의 게임을 직접 관전할 정도다. 시 주석은 특히 코비 브라이언트의 팬이다.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해외 스포츠인 NBA가 한 구단 단장의 트윗 하나로 중국 진출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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