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축구부 감독, 어린 선수들에 욕설·폭언 의혹”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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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5일 1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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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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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전통있는 축구부로 알려진 A초등학교 축구부 감독이 초등 선수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 등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교육당국이 진상파악에 나섰다.

부산시교육청은 제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해당 감독을 ‘업무 배제’ 조치하는 한편 장학사와 아동보호종합센터 관계자 등을 학교로 보내 사실확인을 하고 있다.

관할 경찰서도 학교 측의 의뢰를 받아 조사에 나섰다. ‘아동학대 신고의무 철저 특례법’에 따라 학교는 아동학대 의심사항이 생기면 경찰에 조사 의뢰를 하고, 의심 당사자는 직무를 배제하게 돼 있다.

15일 <뉴스1>이 입수한 녹취록에는 감독 B씨로 추정되는 남성이 초등 선수들에게 “집에 가라 XXX야”, “너같은 XX는 필요없다”, “경기에 뛰게 하지 않겠다”는 등 초등생이 감당하기 어려운 욕설과 폭언을 하는 음성이 담겨있다.

제보자 등에 따르면 감독 B씨의 폭언과 욕설은 평소 훈련을 하는 운동장과 숙소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이 동행한 축구대회 현장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은 한 제보자가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면서 수면위로 올라왔다.

감독 B씨는 <뉴스1>에 “아이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적이 없고, 몇몇 학부모님들의 음해성 제보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전국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실력있는 아이들을 상대로 굳이 욕을 해가면서 지도를 할 필요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운동을 가르치다보니 말을 안 들으면 나무랄 수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욕설을 한 적은 없다”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1차 조사를 벌인 결과,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욕설이 담긴 녹취록에 대해서는 “요즘은 경기장에서 선수들한테 욕설을 하면 곧바로 퇴장을 당하기 때문에 심판이나 다른 분들에게 하는 말을 오해했을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학부모는 “그동안 감독님이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엄하게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할 생각을 못했다”며 “괜히 나서서 따졌다가 아이들에게 불이익으로 돌아올까봐 선뜻 나서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또다른 학부모는 “축구부에서 감독은 아이들이 경기에 뛸 수 있는 지 여부를 결정하고, 중학교 진학에도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존재”라며 “욕설 등을 밝히기까지 많이 망설였다”고 말했다.

욕설 여부를 밝히는 과정에서 교육당국의 안일한 태도도 지적받고 있다.

A학교 측이 교직원 휴게실에 축구부 아이들 43명을 모아놓고 ‘피해를 입은 적이 있는 지’ 등을 적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개인별로 분리해 조사를 할 경우 오히려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진술에 개입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 뒤 아동보호종합센터에서 축구부 아이들을 1대 1로 상담한 결과, 43명 중 31명이 감독으로부터 폭언과 욕설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털어놨다.

센터 관계자는 “폭언 등 아동대상 피해사실 조사에서 센터는 1대 1 상담이 원칙”이라며 “상담은 아이들에게 사실 그대로만 말하도록 진행된다”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도 장학사를 학교로 보내 감독 B씨를 대상으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그 결과 B씨는 “욕설이나 인격 모독을 한 적이 없다. 고함을 치면서 혼을 낸 적은 있으나 학생들이 평소 욕설을 하거나 하면 반성문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상반된 의견을 내놓은 학부모들도 있다. 한 학부모는 “감독이 욕설이나 폭언을 했다는 뚜렷한 증거도 없고, 아이들의 진로나 인생이 걸린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온 뒤 감독과 학교 측에 재발방지 요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과 경찰 등은 감독 B씨와 축구부 아이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진상파악을 할 방침이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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