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로운 북한, ‘한방’ 있는 정일관-한광성 있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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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5일 0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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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출전을 앞둔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 정일관이 7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News1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출전을 앞둔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 정일관이 7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 News1
생중계가 무산된 것이 경기보다 먼저 이슈를 일으키는 등 외적인 측면이 많이 부각되고 있으나 북한은 가지고 있는 전력 자체도 만만치 않다. 분명 H조의 다크호스다. 실제 첫 경기부터 작은 이변을 만들어냈다.

북한은 지난 9월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지난 9월 발표된 H조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살펴보면 한국이 37위로 가장 높고 레바논이 97위이며 북한은 113위다.

이변이나 파란 등으로 포장할 정도로 놀라운 격차까지는 아니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랭킹이 앞선 팀을 잡아낸 쾌거였다. 약체 스리랑카 원정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1-0 승리에 그쳤다고는 하나 어쨌든 북한은 ‘무실점-2연승’ 중이다.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벤투호 입장에서는 경계심을 가져야한다. 벤투 감독 역시 경기 전날 가진 공식회견에서 “북한은 투지가 돋보이는 팀이다. 과감하고 저돌적이다.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꾀할 때 날카롭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방’을 갖춘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으니 더 조심스럽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을 갖는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스리랑카를 연파하면서 2연승 중인 한국은 3연승을 노린다.

앞선 2경기와 유사하게, 기본적인 골격은 한국이 공격을 주도하고 북한은 수비에 보다 집중할 공산이 크다. 북한 홈에서 열리는 경기라고는 해도 한국을 상대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앞선 2경기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전망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이나 스리랑카에 비해 훨씬 역습 강도가 세다.

벤투 감독은 지난 10일 스리랑카전을 승리로 마친 뒤 “북한은 상당히 거칠고 적극적인 팀이다. 실점을 하지 않고 있어 더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고 말한 뒤 “특히 상대의 볼을 빼앗은 이후 역습이 날카롭더라. 조심해야한다. 때문에 공격을 할 때도 밸런스를 잘 유지해야한다”고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 날카로움은 이면에 꽤 괜찮은 결정력을 갖춘 공격수들이 포진된 영향이 적잖다. 북한에도 유럽 무대를 경험한 공격수가 있다. 북한 대표팀의 실질적 에이스인 정일관, 그리고 이제는 한국 팬들도 낯이 익은 유벤투스 U-23팀 소속의 한광성이 그 주인공이다.

북한 축구의 미래로 통하는 ‘북한 호날두’ 한광성(21)이 진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 유벤투스에 입단했다. 유벤투스는 3일(한국시간) 공식 SNS 채널을 통해 “한광성이 새로운 유벤투스 선수가 됐다. 북한의 스트라이커는 칼리아리에서 왔다. 환영한다“며 영입 사실을 알렸다. (유벤투스 트위터 캡처)
북한 축구의 미래로 통하는 ‘북한 호날두’ 한광성(21)이 진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 유벤투스에 입단했다. 유벤투스는 3일(한국시간) 공식 SNS 채널을 통해 “한광성이 새로운 유벤투스 선수가 됐다. 북한의 스트라이커는 칼리아리에서 왔다. 환영한다“며 영입 사실을 알렸다. (유벤투스 트위터 캡처)
한광성은 어렸을 때 스페인에서 선진 축구를 경험한 ‘유학파’로 2016년 영국 가디언이 선정한 1998년생 최고 유망주 50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명단에는 한국의 이승우도 포함됐다. 특별한 재능이던 한광성은 결국 2017년 이탈리아 1부 칼리아리와 계약을 체결하는 큰 이정표를 세웠다. 세리에A는 물론 유럽 빅리그 클럽과 정식 계약을 맺은 최초의 북한선수다.

이후 페루자 임대 생활로 경험을 쌓은 한광성은 놀랍게도 지난 9월3일 이탈리아의 명가이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소속팀 유벤투스에 입단했다. 당장 1군은 아니고 미래를 내다보며 U-23팀에 배치됐으나 재능만큼은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대표팀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은 “북한은 아무래도 역습을 많이 하는 팀이다. 공격진 전체가 다 빠르고 역습에 강하다”라고 분석한 뒤 “그중 한광성이 가장 눈에 띄었다. 빠르고 드리블도 탁월하더라. (상대하기 위해)준비를 잘 하고 있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1992년생으로 손흥민과 나이가 같은 정일관은 지난 2010년 AFC 올해의 유스 플레이어로 뽑혔을 만큼 역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낸 재능이다. 세르비아의 파르티잔 베오그라드, 잉글랜드의 뉴캐슬 유나이티드, 네덜란드의 아인트호벤 등 이름값 있는 유럽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던 정일관은 실제로 지난 2017년 스위스 1부 루체른에 입단해 유럽 무대에 진출했고 이후 역시 스위스 클럽 FC빌에서 임대생활을 했다.

사실 유럽 생활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빌에서 나온 2018년 이후로는 지금껏 알려진 소속팀이 없다. 그런데도 대표팀 경기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만큼 북한 내에서는 신뢰가 확실하다. 그리고 지난 레바논전 멀티골 등으로 믿음에 보답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인도에서 열린 ‘2019 히어로 인터컨티넨탈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1차전에서 시리아에 2-5로 크게 패하면서 불안하게 대회를 시작했던 북한은 2차전에서 인도를 5-2로 꺾은 뒤 타지키스탄을 1-0으로 제압, 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결승서 다시 만난 타지키스탄을 역시 1-0으로 꺾고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상승세 속에서 월드컵 예선에 돌입한 북한은 레바논과 스리랑카를 연파하면서 A매치 5연승이라는 가파른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꺾은 면면이 화려한 것은 아니나 기세는 주의해야한다. ‘한방’을 갖추고 있는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으니 더 조심해야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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