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역사’ 김재환-‘승짱에 도전’ 박병호, 불타는 토종 홈런왕 전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9월 13일 05시 30분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왼쪽)와 두산 베어스 김재환(오른쪽)이 리그 홈런왕 자리를 놓고 불타는 레이스를 시작했다. 박병호는 36일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무서운 속도로 홈런왕 경쟁에 뛰어 들었다. 김재환은 홈 잠실구장의 높은 벽을 뛰어 넘으며 개인 첫 홈런1위 타이틀에 도전한다. 스포츠동아DB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왼쪽)와 두산 베어스 김재환(오른쪽)이 리그 홈런왕 자리를 놓고 불타는 레이스를 시작했다. 박병호는 36일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무서운 속도로 홈런왕 경쟁에 뛰어 들었다. 김재환은 홈 잠실구장의 높은 벽을 뛰어 넘으며 개인 첫 홈런1위 타이틀에 도전한다. 스포츠동아DB
토종 거포의 몰아치기가 홈런 레이스를 뜨겁게 달군다. 독주와 방심은 허락하지 않는다.

김재환(두산 베어스·40홈런)은 12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홈런을 몰아쳐 이틀 연속 멀티포를 폭발했다.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37홈런)이 7월 28일 이후 45일째 지켜오던 홈런 선두 자리를 11일 빼앗은 뒤 또 한번 괴력을 과시했다. 아직 100경기 출장을 채우지 못한 박병호(넥센 히어로즈·37홈런)도 압도적인 페이스다. ‘토종 거포’ 둘의 홈런왕 레이스를 타석당 홈런수로 살펴봤다.

● ‘토종 첫 잠실 40홈런’ 김재환, 9월 5.1타석당 1홈런


김재환의 여름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5월까지 12홈런으로 잠잠하던 김재환은 6월 14홈런, 7월 6홈런으로 타이틀 경쟁의 다크호스가 됐다.

몰아치기의 후유증일까. 김재환은 8월 12경기에서 1개의 타구만 담장 밖으로 내보냈다. 매번 “홈런보다 타점 욕심이 더 많다”고 강조하는 그였지만 ‘잠실의 4번타자’에게 월간 1홈런은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

김재환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하면서 감을 찾았다. 리그 재개 직후인 9월 8경기 36타석에서 7홈런을 쏘아 올렸다. 5.1타석당 1홈런이다. 이틀간 4홈런은 그의 뜨거운 타격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 40홈런 고지에 올라선 건 김재환이 두 번째다. 첫 기록은 1998년 타이론 우즈(OB)가 작성했다. 김재환은 토종 최초의 위업을 달성했다.

● 박병호, ‘56홈런’ 2003년 이승엽에 도전한다

타석당 홈런은 박병호도 만만치 않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박병호는 시즌 초 종아리 부상을 입으며 36일간 1군 제외됐다. 홈런 등 누적 기록에서 장기 결장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에게는 ‘특유의 몰아치기’가 있었다. 박병호는 복귀 직후부터 불을 뿜었다. 12일까지 후반기 33경기에서 18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병호의 37홈런은 414타석에서 만들어졌다. 11.2타석당 홈런 한 개다. 올 시즌 1위임은 물론 KBO리그 역대 4위에 해당한다. 여기서 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박병호는 후반기 33경기 148타석에서 18개의 아치를 그렸다. 8.2타석당 1홈런 꼴이다.

KBO리그 역대 타석당 홈런 1위는 2003년 이승엽(은퇴)이다. 당시 그는 596타석에서 아시아 단일시즌 신기록인 56개의 홈런을 쏘았다. 10.6타석당 1개의 홈런을 생산했다. 박병호는 부상 공백 탓에 누적기록인 홈런에서 이승엽을 쫓기 힘들지만, 비율 기록에서는 이승엽의 아성에 도전할 만하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 김재환과 우타 거포 박병호의 자존심을 건 홈런왕 싸움이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