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영아 ‘보툴리눔독소증’ 환자 나와…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8일 2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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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생후 4개월 아이가 근신경계 질병인 ‘보툴리눔독소증’에 걸린 것으로 확인돼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에 나섰다.

18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북 전주에 거주하는 생후 4개월 아이의 대변 검체에서 보툴리눔독소가 나온 것으로 확인했다. 해당 환자는 이달 초부터 수유량이 줄고 눈꺼풀이 처지는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이 증상이 의심해 질병관리본부에 검사를 의뢰했다. 현재 이 환자는 일반 병실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며 치료를 받고 있다.

보툴리눔독소증은 자연 상태에서 흔히 존재하는 ‘보툴리누스균’이 생성한 독소가 일으키는 질병이다. 이 질병에 걸리면 안면 근육의 근력 저하, 발음 곤란 등 신경계 이상 증상이나 오심, 구토나 변비 등 증상이 나타난다. 주로 보툴리눔독소에 오염된 식품을 먹거나 상처를 통해 독소가 인체에 침투했을 때 걸린다. 다만 사람 사이에는 전파되지 않는다.

성인보다는 1세 이하 영아들이 더 취약하다. 장 발달이 성숙하지 못해 보툴리누스균을 섭취할 경우 장내에서 균이 쉽게 증식해 독소가 생기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연간 100여 명의 영아 보툴리눔독소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 영아 보툴리눔독소증 환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 익히지 않은 햄을 먹고 보툴리눔독소증에 걸린 사례가 있지만 당시 환자 나이는 17세였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정확한 감염 경로를 규명하기 위해 조사관을 현장에 파견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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