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이 부모가 부탁드립니다…‘노란버스’ 안전대책 세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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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0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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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축구클럽 승합차 사망사고 부모들, 청와대 청원 동참 호소
“죽을 때마다 새로운 법 생겨…도대체 몇 명이 죽어야 하나”

“죽은 아이 부모가 전단지까지 뿌리면서 부탁하고 있는데, 도대체 법 만드는 사람들은 뭐 하고 있나요.”

초등학생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인천 송도 축구클럽 승합차 사망사고와 관련해 피해 아이들의 부모들이 청와대 청원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에 나섰다.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은 피해아동 부모들과 함께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대책과 법령을 마련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아이들이 타고 있던 노란 셔틀버스는 어떠한 법도 적용되지 않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며 “현재도 위험하게 달리고 있는 어린이 통학차량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청와대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아동 부모 일동은 지난달 24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축구클럽에 축구한다고 차량에 태워 보낸 아이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20일 기준 17만5000여명이 동의했지만, 오는 23일 청원이 만료된다.

피해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린이보호차량’이라는 스티커를 붙인 노란셔틀버스에 타고 있었음에도 어떤 법으로도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린이 통학차량 안전기준을 강화한 ‘세림이법’이 있지만, 이번 사고가 발생한 축구클럽은 체육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어린이 통학차량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어린이 통학차량 규정문제 외에도, 사고 1달 전에도 같은 운전자가 사고를 냈었다는 점이나 운전자가 20대 초반의 무보험 운전자였다는 점도 규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와대 앞에 선 피해아동 부모들은 기자회견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아직 슬픔에서도 벗어나지 못한 이들이 거리에 나선 이유는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 하나였다.

피해아동 부모들은 입 모아 “도대체 왜 피해자 부모가 나서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피해 아동 부모 A씨는 “아이가 죽어서 슬퍼하는 것도 힘든 부모들이 왜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까지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치하는 분들은 많이 다녀갔는데 도대체 법은 언제 만들어지느냐”며 탄식했다.

이어 “한명씩 죽을 때마다 ‘누구누구 법’이라고 만들기만 하면 도대체 몇 명을 더 채워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청원 20만이 채워지지 않아도 답해달라”고 간절한 요청을 보냈다.

앞서 지난 5월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인근 사거리에서 ‘FC인천시티 축구클럽’ 스타렉스 승합차가 다른 카니발 승합차를 들이받아 차에 타고 있던 초등학생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축구클럽 승합차 운전자와 카니발 운전자, 사고 지점을 지나던 대학생도 다쳤다.

현재까지의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운전을 한 축구클럽 소속 코치는 제한속도 30㎞를 어기고 84㎞로 과속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된 상태다. 해당 코치는 현재 재판에 넘겨져 다음 달 3일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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