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약정비공장이 전시공간으로 변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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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제예술제 19일 홍천서 개막
탄약정비공장 등 유휴건물 재활용… 주민협업 프로젝트 등 눈길 끌어

탄약정비공장의 전과 후 1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강원국제예술제 2019-강원작가전’이 열리는 홍천군의 옛 탄약정비공장(위 사진). 볼품없던 건물 외벽이 국내외 예술가 등의 얼굴로 꾸며졌다. 강원문화재단 제공
탄약정비공장의 전과 후 1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강원국제예술제 2019-강원작가전’이 열리는 홍천군의 옛 탄약정비공장(위 사진). 볼품없던 건물 외벽이 국내외 예술가 등의 얼굴로 꾸며졌다. 강원문화재단 제공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문화유산인 ‘강원국제예술제 2019―강원작가전’이 19일 홍천에서 막이 올랐다. 다음 달 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3년 주기 행사로 새롭게 탄생한 ‘강원국제예술제’의 첫 출발이자 유휴공간의 예술화, 주민 협업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담겨 있다.

(재)강원문화재단은 강원국제예술제를 3년 주기 순회행사로 열기로 하고 첫 개최지로 홍천을 선정했다. 홍천에서는 1년 차인 올해 강원작가전에 이어, 2년 차(2020년)에 ‘강원키즈트리엔날레’, 3년 차(2021년)에 ‘강원국제트리엔날레’가 이어진다.

첫 행사인 강원예술제는 전시 내용뿐 아니라 전시공간이 유휴공간을 재활용했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전시장은 육군 11사단의 탄약정비공장으로 사용되던 건물과 홍천미술관. 홍천미술관도 1956년 준공 이후 홍천군청, 홍천읍사무소, 상하수도사업소로 사용되다가 2013년 리모델링을 거쳐 재탄생한 공간이다.

최근까지 국방색 외벽이던 옛 탄약정비공장은 예술인들의 손을 거쳐 멋진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연면적 571.16m²의 건물 외벽에는 강원 양구가 고향인 박수근 화백과 홍천 출신의 독립운동가 남궁억 선생, 초현실주의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와 르네 마그리트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실내도 어느 전시장 못지않게 깔끔하게 꾸몄다.

옛 탄약정비공장에서는 강원작가전 ‘풀 메탈 자켓(Full Metal Jacket)’이 열린다. 전시 제목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동명 영화에서 빌려온 것으로 ‘철갑탄’을 의미한다. 부제는 ‘자유와 관용의 딜레마’로, 개인의 자유와 관용의 딜레마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문제를 예술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을 담았다. 백윤기 윤운복 이해반 한영욱 등 작가 14명의 설치미술과 회화, 영상, 슈퍼그래픽 등 작품 60여 점이 전시실과 야외에 자리 잡고 있다.

김영민 총괄기획자는 “세상의 모든 분쟁은 자기 자신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부여하고 상대방에게는 최소한의 관용을 허용하려는 의지의 소산”이라며 “이 딜레마에서 생겨난 폭력을 예술이 완화하고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 이 전시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홍천미술관에는 특별전인 ‘지난 바람과 연이은 별’이 마련돼 있다. 국민 화가이자 민족 화가인 박수근 화백을 비롯해 황재형 정동석 박미례 이장우 정철규 전제훈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일부 작품은 참여 작가와 지역주민의 협력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이채롭다.

홍천 출신 박대근 작가와 능평리 주민 30여 명이 협업한 작품 ‘공(空)―토기(土器)’는 토기의 형상을 낟알을 걷어낸 볏짚을 활용해 표현한 것으로 주민들이 보름 동안 2t가량의 볏짚을 땋아 만들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국제예술제#평창 겨울올림픽#탄약정비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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