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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대통령 별장의 섬’ 저도, 빗장 풀고 민간인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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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속으로]‘대통령 별장의 섬’ 저도, 빗장 풀고 민간인 맞았다

저도=강정훈 기자 입력 2019-09-18 03:00수정 2019-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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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만에 일반에 첫 시범개방… 250명 1시간 넘게 풍광 즐겨
내년 9월 16일까지 방문 허용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저도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유람선에서 내려 해변을 따라 산책로로 향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저도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유람선에서 내리는 모습. 저도=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금단(禁斷)의 섬’으로 가는 바다는 가을바람 속에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 이순신 장군의 승전혼이 서린 진해만 입구에 대죽도, 중죽도와 나란히 떠 있는 섬 저도. 경남 거제시 장목면 궁농항에서 불과 4km 떨어진 이 작은 섬이 일반에 속살을 내보이기까지는 무려 80년이 넘게 걸렸다.

역대 대통령과 군(軍) 휴양지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던 거제시 저도가 17일부터 유람선을 통한 일반인 관광이 허용됐다. 첫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인 저도1호(265인승)는 이날 오후 2시 40분 궁농항을 출발해 한화리조트, 거가대교 주탑 옆을 지나 20여 분 만에 저도에 닿았다. 최고 운항속도는 17노트이지만 11노트로 순항했다. 쪽빛 바다와 높푸른 하늘, 해안 절벽과 웅장한 거가대교 등이 한 폭의 그림처럼 스쳤다. 아름다운 풍광에 관광객들 감탄이 이어졌다.

일제가 민간인을 내쫓고 군사시설을 만든 지 83년,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돼 민간인 출입이 통제된 지 47년 만이다. 관광객 250여 명은 1시간 반 동안 저도에 머물며 산책로와 모래해변, 골프장 옆 연리지(連理枝) 정원을 둘러봤다. 이곳 연리지목은 침엽수인 곰솔과 활엽수인 말채나무가 붙어서 자라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원 양양군에서 남편과 함께 왔다는 이시연 씨(65)는 “아름드리나무와 주변 경치가 너무 좋다. 동해안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은 포토존에서 앞다퉈 기념사진을 찍었다. 해송과 동백, 편백과 팽나무 등이 울창한 섬 주변은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는 접근과 사진 촬영이 제한됐다. 건물도 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청해대, 경호시설, 콘도와 장병 숙소, 골프장, 테니스장, 해수욕장은 가깝게 배치돼 있었다. 청해대 주변에는 노태우,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의 기념식수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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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학성새마을금고 회원들과 함께 저도를 찾은 문말수 씨(68)는 “오래전부터 계획을 세워 오늘 첫 방문객이 되는 기쁨을 안았다. 꼭 한 번은 둘러볼 만한 곳이다”라고 평했다.

저도 구경을 마친 관광객들은 유람선에 올라 중죽도, 대죽도 옆을 지나 오후 5시경 궁농항으로 되돌아왔다. 궁농항 주변에는 ‘저도 개방을 축하합니다’ ‘1000만 관광객 유치 시대 개막, 문재인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등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저도 시범 개방은 내년 9월 16일까지다. 7월 말 저도를 방문했던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 실천 차원에서 “시범 개방을 거쳐 시설 등이 갖춰지면 완전 개방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김해연 전 경남도의원은 “빗장이 풀리긴 했지만 제한적이어서 아쉽다. 시대 흐름에 맞춰 개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5일간 개방한다. 유람선은 오전 10시 20분, 오후 2시 20분 궁농항을 출발한다. 인원은 하루 600명으로 제한한다. 저도 관광을 원하는 사람은 방문하기 최소 이틀 전 유람선을 운항하는 ‘거제저도유람선’(대표 김재도)에 전화나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유람선 요금은 예약 방식, 나이에 따라 1만5000∼2만1000원이다.

박성호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저도 개방은 지방과 중앙의 공조를 통해 대통령 공약을 실천한 사례”라며 “남해안 관광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저도=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대통령 별장의 섬#저도#대죽도#중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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