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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제주 세계환경수도’ 조성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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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제주 세계환경수도’ 조성 사업

임재영 기자 입력 2019-09-18 03:00수정 2019-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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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전기車 보급 확대 등 추진사업 중 9건 실적 미흡
인증기관도 없어 한계 드러내
제주의 자연을 상징하는 한라산 백록담 너머로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제주도는 이 같은 청정 자연과 인문 환경을 아우르는 ‘세계환경수도’ 조성을 추진했지만 일부 사업 추진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인증기관이 없어 한계를 드러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를 ‘세계환경수도’로 조성하는 사업이 헛돌고 있다. 기본계획을 완료하는 목표 시기가 내년으로 다가왔지만 일부 사업은 실적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세계환경수도를 인증할 만한 기관이나 단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2011년 ‘세계환경수도 조성 및 저탄소 녹색성장 조례’를 제정한 데 이어 2012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회원총회에서 ‘세계환경허브 조성과 평가인정 시스템 구축’에 따른 협력을 하기로 하면서 세계환경수도 사업을 본격화했다. 2014년부터 2020년을 목표로 세계환경수도 조성 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가 최근 자체 평가한 세계환경수도 조성 세부실행계획 결과에 따르면 환경 33건, 경제 10건, 사회 5건 등 사업 48건 가운데 18.7%인 9건의 추진실적이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수는 25.0%인 12건, 양호는 56.3%인 27건으로 나타났다. 사업수행능력, 예산집행실적 등을 기준으로 추진율이 80% 이상이면 우수, 50∼80% 미만은 양호, 50% 미만은 미흡 등 3단계로 나눠 사업추진 부서가 스스로 평가했다.

미흡으로 평가받은 사업 가운데 제주국립공원 확대지정은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존 153km² 면적의 한라산국립공원에 오름(작은 화산체) 일부와 해양도립공원, 곶자왈도립공원 등을 포함시켜 673km²(해상 290km², 육상 383km²)로 확대하는 사업인데 재산권 침해 등을 주장하는 일부 주민의 반발로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제주도가 ‘탄소 없는 섬’을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구축은 30% 내외의 실적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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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어초로 해양생물 보금자리 등을 마련하는 해중림 조성사업을 비롯해 도시생태현황지도 작성, 빗물이용시설 설치 지원사업, 지하수 사후관리 강화, 휴양형 마이스(MICE·기업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산업 육성, 친환경 생활을 위한 환경교육 활성화 등도 사업추진율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제주형 축산사업장 냄새 저감 방제체계 구축, 폐기물 감량 및 재활용 확대를 통한 자원순환 촉진사업은 사업추진 부서가 ‘우수’라고 자평했지만 도민들은 공감하지 못하는 등 일부 사업에 대한 자체 평가가 형식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들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세계환경수도 인증을 받을 곳이 없는 실정이다. 제주도는 당초 IUCN에서 인증을 받는 것으로 계획했지만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IUCN은 올해 초 제주도에 “비영리 환경단체이기 때문에 세계환경수도 인증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관련 분야에서 심의를 거쳐 세계유산,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 등의 인증을 하고 있지만 IUCN은 세계의 자원과 자연을 관리하고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협력과 연구조사 등을 수행할 뿐 인증 단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세계환경수도 인증을 위해 내년 세계환경허브도시협의체를 구성하고 평가 시스템을 만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며 “이와 별도로 2020년부터 2030년까지를 목표로 하는 동북아환경수도 계획을 수립해 친환경 섬으로 입지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세계환경수도#한라산 백록담#제주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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