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허리수술에 유행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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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치료, 이것만은 알아야]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허리수술도 유행이 있나요”라는 환자의 물음에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싶었다. 그런데 환자의 마음을 조금만 헤아리면 이해가 되는 물음이다.

환자들은 대부분 허리수술만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수술에 따른 후유증이나 재수술에 대한 걱정과 부담 때문이다.

“수술 말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허리수술은 절대 하는 게 아니라던데….” 허리수술 이야기만 나오면 환자들은 십중팔구 이렇게 얘기한다. 수술을 피할 수 있을 때까지 피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하더라도 가능하면 절개를 하지 않고 간단하게 치료해서 낫고 싶어 하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마케팅은 고객의 니즈를 따라가게 마련이다. 허리 치료법 역시 이러한 환자들의 요구에 맞춰 가능하면 간단하게 치료하는 시술 및 수술 방법이 마치 유행처럼 알려지고, 시술되고 있다.

인터넷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디스크 내 전기열 치료술(IDET), 고주파 수핵 성형술(PNP), 자동화 경피적 수핵 제거술, 경막외 내시경 시술(TELA), 내시경적 디스크 제거술(PELD, UBE) 등의 시술법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내시경적 디스크 제거술은 절개해서 수술하는 것보다 출혈 등의 수술적인 자극을 최소화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시술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고난도의 테크닉과 숙련도를 요하는 치료법으로 현재 이를 완벽하게 숙지한 의사가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현재 이러한 시술법은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환자가 아닌 증상이 심하지 않은 환자에게 주로 적용되고 있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단지 수술이 두렵다는 이유로 이러한 시술법을 하면 시술 후 효과도 보지 못하고 경제적인 부담만 안게 된다.

몇 해 전 허리디스크가 심한 아내와 함께 병원을 찾은 남편이 수술에 대한 거부감으로 결국 수술을 하지 않고 돌아간 적이 있다. 그 후 1년 동안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며 여러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엔 상태가 악화돼 아내가 걷지도 못하고 소변도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구급차를 타고 다시 찾아왔다.

물론 수술을 하지 않고 간단하게 치료해서 낫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손쉽고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미명하에 유행하는 치료법으로 효과는커녕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쳐 질환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치료법을 선택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은 환자의 관점에서 얻는 것이 더 많은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라면 결코 수술에는 유행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수찬 창원힘찬병원 대표 원장
#관절염 치료#허리수술#허리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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