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1·2’ 투표도 조작 정황…경찰, PD 등 10명 송치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14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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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의 득표수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안모 PD와 김모 CP 등 2명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안모 PD는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긴 채 호송됐다. © News1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의 득표수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안모 PD와 김모 CP 등 2명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안모 PD는 종로경찰서를 나서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긴 채 호송됐다. © News1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프로듀스X101’ 등의 투표 조작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방송 및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수사가 시작된 지 약 4개월 만이다.

경찰은 특히 프로듀스 시즌 1·2에서도 투표가 조작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4일 오전 업무방해, 사기,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엠넷 소속 PD 안모(40)씨와 CP(책임프로듀서) 김모(45)씨를 송치했다고 밝혔다.

업무방해 등 혐의로 함께 입건된 제작진 및 연예기획사 관계자 8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중 기획사 관계자 2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넘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안씨는 이날 오전 8시9분께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을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죄송합니다”라는 짧은 입장을 밝힌 뒤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하는 호송차에 올랐다.

안씨는 경찰조사에서 지난해 6~8월까지 방송된 ‘프로듀스48(시즌3)’과 올해 5월~7월 끝난 ‘프로듀스X101(시즌4)’의 순위 투표 조작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시즌3 시작 약 5개월 전인 지난해 1월부터 시즌4가 끝난 올해 7월까지 1년6개월 간 수십차례에 걸쳐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술접대를 받았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자리에는 여성 접대부들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4명에 그치지 않고 투표 조작의 ‘윗선’ 개입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CJ ENM의 부사장 겸 엠넷 부문 대표인 신모씨의 사무실을 지난 5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신씨는 그룹 내 CJ ENM 음악 콘텐츠 부문장으로 재직하면서 프로듀스 시리즈를 총 책임진 인물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기획사들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하고 있고, 향응수수나 고위 관계자 개입 여부 등을 철저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국민적 관심이 큰 사안인만큼 남은 의혹에 대해서도 면밀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팬들의 의혹 제기에 이어 엠넷 측의 수사의뢰로 지난 7월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프로듀스X101 뿐 아니라 프로그램 시리즈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그룹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을 배출한 프로듀스 시즌 1·2(프로듀스101)의 최종회 투표 결과와 시청자 투표 데이터 간 차이를 발견하는 등 시즌 1·2의 조작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두 시즌은 지난 2016년, 2017년 방영됐다.

프로그램 팬들은 프로듀스X101 내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 사이에 일정한 패턴이 반복된다고 주장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연습생 20명 모두 7494.442에 특정 숫자를 곱하면 해당 득표수와 유사한 값이 도출된다.

예를 들어 1위 김요한의 경우 7494.442에 178을 곱하면 133만4010.68이다. 이를 반올림하면 그의 최종 득표수인 133만4011표와 일치하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7월26일 엠넷 측의 수사의뢰서를 접수받아 내사에 착수했고, 같은 달 31일 제작사인 CJ ENM 사무실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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