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자사고 정책 유효기간 끝나…‘제2의 고교평준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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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7일 1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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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뉴스1DB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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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7일 “자율형사립고는 이제 ‘정책적 유효기간’이 다 됐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사고 제도를 사실상 시한부 정책으로 규정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최근 재지정 평가에 따라 지정취소가 예고된 ‘일반고 전환 자사고’에 대한 지원방안 등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조 교육감은 현장에서 자사고 제도 폐기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는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 등 학교설립 취지이자 지정목적이 달성되기 어려운 한계에 도달한 학교 유형”이라며 “최근 재지정 평가에서 지정취소 통보를 받은 학교 중 다수가 ‘학교 운영’ ‘교육과정 운영’ 영역·지표에서 다른 항목보다 많은 감점을 받은 게 그 단적인 사례”라고 운을 뗐다.

조 교육감은 “‘2015개정 교육과정’ 시행, 고교학점제 도입 등 일반고에서도 학생들이 학교 안팎에서 원하는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게 된 현 시점에서도 자사고 체제가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자사고가 많은 인적·물적 자원을 쏟아붓지 않는 한 단위학교 자체적인 다양한 교육과정 실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학교 간 교육과정 연계를 강화하는 일반고에 비해 폐쇄적인 자사고 체제는 확장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줄곧 주장했던 자사고 폐지의 이유를 다시 한번 지적했다. 그는 “신입생 우선선발권을 가진 자사고는 우수 학생을 선점한 후 입시위주 교육으로 명문대 합격생을 다수 배출해 고교서열화를 심화시켰다”며 “이로 인해 일반고 학생들이 상대적인 패배의식을 가지게 됐고 학습 분위기도 저하됐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크다”고 밝혔다.

이어 “재정 자립을 전제로 지정된 자사고는 학부모가 부담하는 학비로 재정을 충당한다. 따라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문을 두드리기 쉽지 않다”며 “결국 자사고 체제가 학생들을 경제적 여건에 따라 이분화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육감은 자사고 폐지가 곧 ‘제2의 고교평준화’라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문재인정부 국정과제이기도 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저는 ‘제2의 고교평준화’라고 표현한다”며 “이는 앞선 고교평준화 정책의 한계를 넘어 모든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앞서 1970년대 박정희정권 때 실행한 고교평준화 정책은 명문고 서열화를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획일적 교육을 제공했다는 한계도 거론된다.

그는 “저는 박정희시대 유신체제에 반대해 제적됐고 투옥까지 한 ‘민주화세대’이지만 그런 제가 ‘제2의 고교평준화’라는 이름으로 그의 정책을 다시 실행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은 역설적이기까지 하다”면서 “그러나 보수와 진보의 경계를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과거의 좋은 정책을 복원하고 새롭게 재정립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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