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노조 파업 첫날…“도시락 맛있어요” 아이들은 하하호호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3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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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시작된 3일 울산시 북구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고 있다. 이날 파업으로 인해 학교 급식에 차질이 생기자 학생들은 도시락을 싸 오거나 대체음식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2019.7.3/뉴스1 © News1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시작된 3일 울산시 북구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점심으로 도시락을 먹고 있다. 이날 파업으로 인해 학교 급식에 차질이 생기자 학생들은 도시락을 싸 오거나 대체음식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2019.7.3/뉴스1 © News1
전국학교비정규직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첫 날, 울산의 한 학교에는 평소와는 다른 점심시간이 펼쳐졌다. 급식이 중단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큰 불편이 예상됐지만 다행히 아이들은 오랜만에 먹는 도시락이 즐거운 모습이었다.

3일 오후 북구 상안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은 급식실이 아닌 교실에서 도시락을 꺼내 먹었다.

상안초는 5~6학년 학생들은 오후 12시를 조금 넘은 시각에, 3~4학년 학생들은 1시에 각 학급 교실에서 점심 급식을 실시했다.

오후 1시가 다가오자 4학년 교실의 아이들은 책상 4개를 이어 붙이며 점심 먹을 준비를 마쳤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급식이 나오지 않는다는 불편함 보다는 점심시간이 됐다는 기쁨이 더 묻어났다.

아이들은 제각각 싸 온 볶음밥, 소시지, 베이컨말이, 김밥, 과일 등을 나눠 먹으며 하하호호 웃었다.

도시락을 먹던 4학년 김모군(11)은 “작년에도 도시락 먹었어요. 불편하지는 않고 맛있어요”라며 웃어 보였다.

학교는 지난달 27일 교장 명의로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내 학교노동자들의 파업기간 동안 급식을 실시할 수 없다고 알렸다.

학교는 통신문을 통해 “본교 급식종사자 중 과반수가 3~4일 이틀간 파업에 동참할 뜻을 알려와 급식제공이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부득이하게 파업일에는 개인도시락을 지참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또 “노조 및 노조법 제43조에 따라 외부의 대체인력 투입이나 전체 학생의 도시락 위탁급식 등이 불가능하다”며 “다소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파업일에는 학생들이 개인도시락을 준비할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안내했다.

이 학급 담임인 남동하 교사는 “아무래도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가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주로 조리하기 쉬운 반찬과 간편식을 챙겨왔다”고 설명했다.

남 교사는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일을 한 번 겪어봐서 그런지 학부모님들의 반발은 생각보다 크지 않은 편”이라며 “아이들도 오랜만에 도시락을 먹으니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급의 교사는 “3~4학년의 경우 하교 시간이 오후 1시여서 집에가서 점심을 먹는 학생들도 몇몇 있다”면서도 “아무래도 도시락을 싸오기가 여의치 않은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 조금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이날 급식을 중단한 학교는 초등학교 21개, 중학교 10개, 고등학교 5개, 특수학교 1개 등 총 37개교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21개, 중학교 6개, 고등학교 2개 등 29개 학교가 급식 대신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들 학교는 학생들의 도시락 지참을 통보하고 미처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빵과 우유, 라면 등을 제공해 피해를 최소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울산학교비정규직연대는 이날 총파업과 함께 조합원 700여 명이 비정규직 철폐, 차별해소,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상경 투쟁을 벌였다.

(울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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