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잊혀진 마한 역사를 되찾자”… 마한 실체 재조명 학술대회 개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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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 제정 등 다양한 의견 제시
마한문화권 발전계획 조례 제정 등 전남도, 고대국가 복원사업에 속도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마한역사문화권의 진흥과 지역발전’ 학술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마한역사문화권의 진흥과 지역발전’ 학술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마한은 기원전 3세기부터 5세기 말까지 영산강 유역에서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운 고대 왕국이었다. 영산강 유역에는 마한이 남긴 고분군 480여 개가 있다.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1917년 나주시 반남면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국보 295호 금동관이다. 금동관은 백제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제작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마한이 영산강 유역에서 세력을 떨친 왕국이지만 중고교 역사 교과서에는 관련 내용이 고작 4, 5줄 언급될 정도다. 가야사가 삼국시대 역사에 버금가는 비중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역의 열악한 재정 여건과 정치력 부재 탓에 마한은 제대로 연구조차 되지 못했던 잊혀진 역사이자, 잃어버린 왕국이었다.

마한의 실체와 문화를 재조명하고 마한역사문화권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포럼이 13일 열렸다. 전남도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마한역사문화권의 진흥과 지역발전’을 주제로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마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특별법 제정에 대한 전국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전남도가 마련했다.

권오영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법령 제정을 위한 마한역사문화권 성격과 그 가치’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권 교수는 “기원 후 3세기 이후 동남아시아의 문물과 정보가 밀물처럼 동북아시아로 들어오고 일본으로 전래되는 과정에서 마한, 백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런 측면에서 영산강 유역이 동아시아 교류사에서 지닌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대형 고분군과 광역의 해상 교통망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형석 한겨레신문 선임기자가 ‘현대사회 속의 마한역사문화권’을, 이영철 대한문화재연구원장이 ‘지역에서 바라는 마한역사문화권 법령 제정의 필요성’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이 원장은 “마한 역사의 마지막 모습을 담고 있는 전남은 마한 시기의 독특한 문화적 전통을 간직해 당시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는 최고의 보고지(寶庫地)라는 점에서 마한역사문화권 관련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현재 국회에 제출된 관련 법안 가운데 서삼석 의원과 민홍철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특별법안을 수정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고대국가 마한의 역사 복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7년 12월 ‘마한문화권 발전계획’을 세운 데 이어 지난해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이어 올 5월 전남지역 마한 유적·유물 674개 보고서를 처음으로 냈다. 전남도는 정부 100대 공약 사업으로 3000억 원 이상이 투자되는 ‘가야사 복원’처럼 국가 지원이 이뤄지도록 요청키로 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번 학술포럼을 통해 전남의 뿌리인 마한 연구를 위한 전국적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마한에 대한 꾸준한 조사연구로 전남의 고대사를 꽃피웠던 마한역사문화권의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마한#영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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