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남편 살해’ 고유정, 법정서 울먹…“직접 진술 기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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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6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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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16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16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6)이 세 번째 공판에서 울먹이며 “직접 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정봉기)는 16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고 씨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고 씨는 앞선 두 번의 공판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날 호송 차량에서 내릴 때 머리카락을 풀어헤쳐 얼굴을 가렸다.

다만, 앞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법정에 들어섰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얼굴을 들고 재판정에 들어와 자리에 앉은 뒤 머리를 쓸어 넘기기도 했다.

고 씨 측 변호인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A4용지 16장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하며 “접견을 통해서 피고인과 주고받았던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했다. 피고인이 직접 모두 진술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첫 번째 공판에서 고 씨가 이미 모두진술 기회를 거절했다”며 “이번에 제출한 의견서도 전적으로 변호인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그 내용도 이전 공판에서 변론한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거부 입장을 보였다.

이에 고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모두진술을 할 기회를 달라”며 울먹였다.

그러자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본인이 직접 수기로 작성해 온다면 10분가량 자신의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이날 3차 공판에서는 대검찰청 감정관 2명이 증인으로 나왔고, 검찰은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범행 현장 담요에서 전 남편 강모 씨의 혈흔과 졸피뎀 성분이 나왔다고 밝히며 졸피뎀이 나온 혈흔이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다는 고유정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재판은) 이 사건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고유정의 주장이) 얼마나 거짓된 주장이었는지 알 수 있는 재판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고유정 측 변호인은 재판 과정을 지켜봐 달라며 말을 아꼈다.

앞서 고 씨는 지난 5월 25일 오후 제주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 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됐다.

형사소송법은 기소된 피고인의 1심 구속 기간을 최대 6개월로 규정하고 있어, 올해 안에 고 씨의 1심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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