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훈련 끝나도 무력시위…美압박하며 협상 재개 주도권 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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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4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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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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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한미 연합연습 종료에도 발사체를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미국을 향해 비난 메시지를 발신하는 등 비핵화 협상 재개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4일 오전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2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의 발사체는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며, 이달 들어서만 5번째 발사다.

당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친서를 통해 대화 재개 의사를 확인한 만큼 북미간 비핵화 협상 재개는 한미 연합연습 종료 직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훈련이 지난 20일 종료됐음에도 북한은 대화 테이블로 복귀할 의사를 비추긴커녕 외무성 대변인 담화와 리용호 외무상 담화를 통해 당장 실무협상에 나설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번 발사체 발사는 전날(23일) 리 외무상 담화 발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리 외무상은 담화를 통해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또한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한다면 오산”, “미국으로 하여금 비핵화를 위해 그들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가를 반드시 깨닫도록 해줄 것”이라며 비핵화 협상의 안건을 제재 완화에서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여기에다 북한은 이날 발사체 발사 직후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선 ‘체제보장’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조선신보는 “미국의 협상팀이 우선 풀어야 할 과제는 조선을 핵과 대륙간탄도로켓 개발로 떠밀었던 요인을 제거하는 방도를 세우는 것”이라며 “미국의 협상팀이 조미(북미) 쌍방의 안보 현안을 다루어 각자의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건설적인 해법을 찾는 준비를 해야 판문점에서 합의된 조미 실무협상은 개최될 수 있다”고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북한의 무력시위와 리 외무상 담화를 포함한 대외적 메시지를 볼 때, 북한은 비핵화 협상 재개시 논의되어야 할 의제들을 미국측에 꺼내놓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의 시한을 ‘연말’까지로 제안했으나,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견주어 봤을 때 급할 것이 없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북한은 향후 재개될 실무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고, 한미 연합연습 중단은 물론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반입 중단 등 구체적인 군사적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대화 복귀를 미루면서 무력시위를 지속하고 미국을 향한 비난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레 오는 29일 열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2차 회의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 지 주목된다. 이는 향후 북한의 대미 협상 전략의 가늠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1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새로운 계산법’을 언급한 만큼 이번에도 북미의 현 상황 및 평가가 나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에 따라 북미 실무협상의 재개 시점은 최고인민회의 2차 회의 이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는 내달 초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되고, 9월 하순께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리용호 외무상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고위급회담이 개최되는 시나리오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선 북한의 이날 발사체 발사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의식했을 것이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이날 오전 “북한의 지역정세를 잘 파악하고 있다. 간극(틈)을 뚫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다만, 이와야 방위상이 한일 간 안보협력체제를 무너뜨린 것은 한국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북한의 행태와 지소미아 종결을 결부시켰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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