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1호기 과열 사고는 ‘계산실수 人災’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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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안위 특별조사 중간결과 발표
“열출력 높은데도 제어봉 빼 과열… 우려됐던 방사능 유출은 없었다”

지난달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 1호기 제어봉 측정 실험 중 열 출력이 급증한 사고는 근무자들의 실수와 조작 미숙으로 생긴 ‘인재’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당초 우려됐던 방사능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24일 이 같은 내용의 한빛 1호기 사건 특별조사 중간결과를 내놓았다. 원안위는 한빛 1호기 사건과 관련해 자격증이 없는 정비원이 제어봉을 조작한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지난달 20일부터 특별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한빛 1호기 제어봉 성능 실험 과정에서 열 출력이 제한치인 5%를 넘어 18%까지 급증한 것은 조작을 담당한 한수원 직원의 계산 실수 때문이었다. 제어봉은 핵분열을 일으키는 중성자를 흡수하는 일종의 ‘브레이크’로 제어봉을 원자로에 넣으면 중성자를 흡수해 열 출력이 낮아지고 제어봉을 끄집어내면 핵분열이 늘어 출력이 높아진다.

사고 직전 근무자들은 8개 묶음으로 구성된 제어봉이 다 함께 움직이지 않자 제어봉의 높이를 조절하려 했다. 이때 근무자들은 열 출력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실제보다 열 출력이 낮은 것으로 계산을 잘못했다. 그 결과 제어봉을 원자로에서 필요 이상으로 많이 뺐고 이 과정에서 열이 급속도로 올라갔다.

원안위 관계자는 “열 출력을 계산하는 몇 가지 산식이 있는데 당시 근무자가 산식을 잘못 이해했다”며 “제어봉의 성능을 측정하는 방식이 두 가지가 있는데 14년간 사용하지 않은 방법을 쓴 것도 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됐던 핵연료 손상 등 방사능 유출은 없었다고 원안위 측은 밝혔다. 원안위는 추가 조사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포함한 종합조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한빛 1호기 과열 사고#인재#방사능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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