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민노총 위원장 구속심사 출석…“文정부 노동 탄압”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1일 10시 06분


코멘트

오전 10시30분 영장실질심사…집시법 위반 등 혐의
영장 발부시 역대 5번째 사례…노동계 거센 반발 예상

국회 앞 불법집회 혐의로 구속기로에 놓인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문재인 정권의 노동탄압”이라고 규명하고 민주노총의 강경투쟁 방침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남부지법에서 김선일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9시28분께 법원 청사 앞에 도착했다.

심사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에 나선 김 위원장은 “문재인정부가 민주노총 임원과 간부를 탄압한데 이어 마침내 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이르렀고, 이는 정부의 민주노총 탄압에 대한 의지임이 분명하다”며 “결국 이렇게 사람을 불러 폭행하는 방식의 역대정권 노조 탄압 모습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중앙집행회의는 문재인정부의 노골적인 노동탄압에 노정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모든 단위의 집회와 행사에 노동탄압 규탄 입장을 포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 개인이 아니라 100만 조합원과 2500만 노동자들의 대표라고들 말해주신다. 결코 위축되거나 피해가지 않겠다”면서 “투쟁이 얼마나 정당했고 당당했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혼신의 힘을 다해 옹호하며 투쟁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저 자신의 개인적인 고통은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다. 그러나 노동을 통해 우리사회를 움직이는 압도적 다수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처우를 개선하는 노력은 무엇보다 존중돼야한다”며 “저들의 탄압에 제가 구속돼도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 철폐를 위해 동지들이 투쟁으로 승리를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김 위원장은 ‘불법집회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오전 9시53분께 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김 위원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결론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21일과 올해 3월27일부터 4월3일까지 총 4차례 국회 앞 민주노총 집회에서 각종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8일 김 위원장에 대해 불법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가 있고, 도주와 증거인멸이 우려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만약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현직 민주노총 수장이 구속되는 다섯번째 사례가 된다. 앞서 권영길(1995년) 위원장, 단병호(2001년) 위원장, 이석행(2008년) 위원장, 한상균(2015년) 위원장이 임기 중 구속영장이 발부된 바 있다.

한편 이날 법원 앞에는 민주노총 주요 간부들과 원로들까지 가세해 김 위원장 구속영장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길 지도위원을 비롯해 각 산별노조 위원장과 지역본부 본부장들이 함께한 가운데 ‘노동탄압 중단’, ‘구속자 석방’ 등의 구호가 퍼졌다.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김영삼 정권에서 구속된 적이 있는 권 지도위원은 “경찰과 검찰은 김 위원장 구속 사유를 도주와 증거인멸이라고 내걸고 있는데, 이는 민주노총에 대한 모욕”이라며 “문재인정권은 민주노총에 대한 모욕행위를 멈춰야한다”고 비판했다.

김경자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총 입장문을 통해 “한 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위원장을 비롯해 8명에 달하는 민주노총 임원과 간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태는 과거 정권에서도 유례없는 명백한 노동탄압”이라며 “정부가 내세웠던 노동존중 사회의 파탄이며, 정부가 노정관계 종료를 선언한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 노동법 개악 저지, 최저임금 1만원 쟁취,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과 노동기본권 확대를 위한 전면적이고 대대적인 투쟁으로 민주노총이 왜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조합의 전국 중앙조직인지 입증하겠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