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 100% 인재…주민대표 “집단 소송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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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8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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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인천 지역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에 대한 정부원인조사반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영훈 환경부 물통합정책국장이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인천 지역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에 대한 정부원인조사반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인천시 붉은 수돗물 사태는 거의 100% 인재다.”

지난달 30일부터 20일째 계속되고 있는 인천시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이같이 말했다.

18일 정부 원인조사반 중간발표에 따르면 매뉴얼을 무시한 무리한 공정과 인천시의 초동 대처 미흡이 붉은 수돗물 사태를 키웠다.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인천 서구였다. 민간 합동 조사단 서구 검단, 검암 지역 주민 대표를 맡은 이수진 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 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붉은 수돗물이 나오고 있다. 괜찮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심해지는 것을 반복한다.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든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물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는 이 대표는 “생수와의 전쟁을 하고 있다. 필터를 장착하면 괜찮겠지 하고 목욕을 했다가 피부질환 때문에 난리 난 가정들이 되게 많다”며 “우리 집 역시 필터를 두 개나 장착하고 딸을 목욕시켰음에도 아이 피부가 다 뒤집어졌다. 밥을 할 때도 다 생수로 하고 있고 씻는 물 역시 생수로 한다. 어른들 같은 경우는 생수로 목욕하는 게 한계가 있어 그냥 (붉은 수돗물로) 목욕이랑 세수를 하는데 나도 눈에 피부질환이 번져서 눈뜨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붉은 수돗물 사태가 인재라고 강조한 이 대표는 “수계전환(물길변경) 시 지켜야 할 매뉴얼을 전혀 지키지 않은 사람들의 잘못이 첫째고, 또 그런 잘못을 해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을 때 빨리 이실직고 얘기를 한 다음에 조치를 취해야하는데 반대로 언론 싸움을 했다”며 “주민들이 죽어나가고 있는데 그쪽(인천시 측)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걸로 계속 덮으려고 했다. 또 20일 동안 피해 본 주민들에 대한 제대로 된 조치가 거의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붉은 수돗물 사태는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지난달 30일 오전 8시~오후 6시 인천 등에 물을 공급하는 서울 풍납 취수장의 전기설비 점검으로 인한 단수를 예방하려고 실시한 수계전환 작업 때문에 발생했다.

인천시 측은 풍납 취수장에서가 아닌 다른 취수장을 통해 물을 끌어옴에 있어서 안 쓰던 배관을 연결했고 원래 물이 흐르는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물이 흘러 배수관 속 침전물을 더 많이 밀어내는 작용을 했다.

원래 수계전환 작업을 할 때에는 물이 흐르는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녹물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고 토사나 물을 빼주는 이토밸브와 소화전 등을 이용해 배수를 해야 하지만 이를 하지 않았다는 것.

오는 22일부터 정상 공급이 가능하다는 환경부 발표에 대해 이 대표는 “지역마다 피해 상황이 다르다. 특히 서구 검단, 검암 지역은 매우 심각한 상태라 22일까지 정상공급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고개를 갸웃하며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사회단체의 도움을 받아서 검찰 고발을 할 것”이라며 “피해에 따른 법적 조치를 다 취하려고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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