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결국 조기 폐쇄… 脫원전 드라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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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경제성 떨어져” 의결
與 지방선거 압승하자 속도전… 신규 원전 4기 건설도 백지화
노조 “6400억 손실… 책임 물을것”


문재인 대통령이 가동 중단 방침을 밝혔던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사진)가 사용연한을 남기고 조기 폐쇄된다. 정부가 6·13지방선거 여당 승리 이후 대선 공약인 ‘탈(脫)원전’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원전 폐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5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와 신규 건설할 예정이던 원전 4기의 건설 중단을 의결했다. 한수원은 지방선거가 끝난 다음 날인 14일 이사회 개최를 결정하고 이사들에게 참석을 요청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정부 정책에 따라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을 검토한 결과 경제성이 떨어져 조기 중단하기로 했다”며 “월성 1호기가 국내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6%이기 때문에 전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곧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운영 변경 허가를 낼 계획이다. 정 사장은 “최종적인 폐쇄 결정이 내려지기까지 2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삽을 뜨기도 전에 건설이 중단된 원전은 △천지 1, 2호기(경북 영덕군) △대진 1, 2호기(강원 삼척시) 등 4기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이미 예고됐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2022년 11월까지로 사용연한이 10년 연장된 월성 1호기의 폐쇄를 내걸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에도 “설계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인 월성 1호기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재확인한 바 있다. 월성 1호기는 대선 직후인 지난해 5월 28일 계획예방정비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월성 1호기를 국내 발전설비 명단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한수원 노조는 이번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수원 이사회가 정치 상황에 휘둘려 편파적 결정을 내렸다”며 “월성 1호기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수명이 연장된 만큼 이번 결정을 한 이사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사진이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승인함에 따라 회사에 64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가 2012년에 가동 중단된 뒤 노후 설비를 교체하는 등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 2015년까지 5600억 원을 사용했고 이후 중단된 시점부터 10년 연장 허가를 받았다. 또 월성 1호기 사용연한을 연장하기 위해 한수원이 경주시에 납부한 지역상생협력금도 825억 원에 달한다. 한수원 노조 관계자는 “수많은 투자를 한 시설을 정치 논리에 따라 폐쇄한 경영진의 행동은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탈원전#문재인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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