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의 톡톡스크린]18만원짜리 포스터

  • 입력 2002년 6월 11일 17시 03분


18만원짜리 영화 포스터, 들어 보셨나요?

보통 영화 포스터 1장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평균 580원이지요. 그런데 다음달 개봉하는 한국 영화 ‘아 유 레디’측은 한 장당 제조 단가가 무려 18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포스터를 선보인다고 하네요. 일반 포스터에 비해 320배나 비싼 셈인데요, 지금까지 국내에서 만들어진 포스터 중 최고가라는군요.

왜 그렇게 비싼지 궁금하시죠? 이 포스터는 국내 최초로 홀로그램(레이저를 이용해 빛의 움직임에 따라 여러 그림이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방법)으로 제작하기 때문이랍니다. 크기도 일반 포스터의 2배죠.

이 포스터에는 2개의 그림이 감춰져 있는데요, 위치에 따라 영화 주인공들이 보이기도 하고, 영화 배경그림이나타나기도 한답니다.

고가인 만큼 일단 250장만 한정 제작해 서울 지역의 극장과 일부 지하철 게시판에만 걸 예정입니다. 다음주에는 서울 시내에서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비싼 포스터를 제작한 이유는 물론 홍보 때문이죠. 이 영화의 마케팅 담당자는 “‘아 유 레디’가 판타지 어드벤처 장르의 영화인 만큼 신비한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홀로그램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하더군요. 뿐만 아니라 비슷한 무렵 개봉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2’ ‘맨 인 블랙2’ 등 쟁쟁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속편과 경쟁하는 만큼 뒤떨어지는 인지도를 보완하기 위해 이런 아이디어를 짜냈답니다.

영화사측은 값비싼 포스터가 분실될 것을 우려해 포스터들을 감시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것을 생각중이더군요. ‘포스터 지킴이’라나요. (하지만 아르바이트생 비용을 따져보면 배보다 배꼽이 크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아 유 레디’의 상영이 다 끝나면 이 포스터들은 어떻게 될까요? 영화사측은 아직 처리 방안은 생각해 보지 않았다네요. 다른 영화의 경우 상영이 끝나면 포스터는 모두 폐기 처분되지요. 이 포스터들은 그러기엔 너무 아깝죠?

음. 그럼, ‘톡톡 스크린’ 애독자들을 위한 선물로 나눠드리는 건 어떨까요? ^^;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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