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편성 시간대만 놓고 보면, 방송 3사가 의무적으로 편성 방영해야 하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그런 것 같다.
자사의 프로그램을 비평해야 하는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방송사 입장에서 달가울 리야 없겠지만, 하나같이 ‘시청 사각 시간대’에 있다. MBC
당초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3사가 짜기라도 한 듯 똑같이 토요일 낮 12시10분에 방영해 시민단체와 신문의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MBC는 지난 가을 개편부터 오전 8시로 옮기고는 “시청자 단체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사각시간’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토요일 오전 8시가 낮 12시대 보다 덜 본다는 증거가 있느냐”고 항변했다.
과연 그럴까. 시간대 이동 전후의 시청률을 비교해봤다. 낮 12시대에 방영된 ‘TV속의 TV’의 한달 평균 시청률은 7.6%, 점유율(TV를 켜놓은 가구 중 시청가구)은 22.9%. 오전 8시로 이동 후 시청률은 5.0%, 점유율은 12.0%로 낮아졌다. (시청률조사 전문기관 TNS미디어코리아 자료)
그러나 방송 3사 옴브즈맨 프로그램의 내용을 살펴보면 굳이 ‘사각 시간대’를 찾아야 할 만큼 ‘아픈’ 지적도 별로 없다.
우선 끊임없이 편파보도 시비에 시달리고 있는 뉴스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성역’이다.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시청자의 입을 빌어 뉴스 내용을 몇번 비판했는데 ‘감히 보도를 건드린다’며 회사 내에서 많이 시달렸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다보니 대부분 오락, 드라마에 대한 ‘솜방망이’ 지적에 치우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시정되는 경우도 별로 없어 “고칠 것도 아니면서 이런 프로그램을 왜 하느냐”는 시청자의 항의 의견도 나온다.
요즘, 우리사회의 화두는 ‘개혁’이다. 특히 MBC는 최근들어 <100분 토론>
김중배 MBC 신임 사장도 취임 직후 “남을 비판하는 입장에 서기 위해 스스로에 대한 비판과 개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곧 봄 개편이다. MBC의 ‘TV속의 TV’가 앞으로 언제, 어떤 내용을 방영하게 될지 궁금하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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