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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순의 일본TV읽기]흥미 곁들인 법률프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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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순의 일본TV읽기]흥미 곁들인 법률프로 인기

입력 2001-11-19 18:08수정 2009-09-19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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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9일부터 시작한 후지 TV의 프로그램 ‘자 잣지(The Judge·금 오후 8시)!’가 법률에 대한 쉬운 접근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잔 재미가 쏠쏠하다. 딱딱한 법률 조항을 드라마와 게스트들의 익살, 전문변호사의 자문 등으로 쉽게 해석을 해줘 “공부가 된다. 내용이 있다”는 시청자 평가를 받고 있다.

남편이 3년 째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면서도 확실한 증거를 잡지 못해 속으로만 애태우던 한 주부가 친구를 시켜 남편이 여자와 함께 ‘시티호텔’에 들어갔다가 5시간만에 나오는 광경을 촬영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불륜을 부인하는 남편.

이 때 사회자가 개그맨과 탤런트로 구성된 배심원들에게 문제를 낸다.

“과연 그 사진이 불륜의 현장 증거로 법적 효력을 가질까요?”

재미는 이 때부터다. 게스트들이 서로 실랑이하는 동안 개그맨이 배꼽을 움켜잡는 이야기들을 늘어놓는다.

‘나도 한 번 들켰어’ ‘그래서 어쨌는데?’ ‘싹싹 빌었지 뭐.’(개그맨 경험담)

‘우리 남편도 한 번은 팬티를 바꿔 입고 들어 왔어.’ ‘그래서 가만뒀어?’ ‘가만 안 뒀지.’

‘사실은 우리 남편도 한 번 바람 피웠어.’ ‘그래서 어쨌어?’ ‘때려줬지.’(두 여성 탤런트)

시청자들이 주간지에서나 나올 법한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들으며 고소해할 무렵 사회자가 퀴즈의 답을 요구한다. 의견은 반반.

정답은 그 사진이 불륜 현장 증거로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현장이 ‘러브호텔’이 아닌 ‘시티호텔’이었다는 것. 식사나 비지니스 관계로 얼마든지 함께 출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증거로서 채택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침대 위에서 어떤 행위를 하는 광경을 보지 않는 한 결정적인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사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부모로부터 생일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아들의 친구를 데리고 유원지에 놀러갔다가 유괴범으로 몰린 내용. 아이의 부모에게는 전화로 함께 놀러간다는 녹음 메시지를 두 차례 남겼다.

이쯤에서 다시 사회자가 질문을 던진다.

‘과연 법적으로 유괴범이 성립되는가?’

게스트들의 대답은 물론 ‘노’. 두 번씩이나 전화를 해 유원지에 간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무엇보다도 아들에게 생일조차 챙겨주지 못하는 부모를 대신해 즐겁게 놀아줬는데 가당치도 않다는 것이 게스트들의 의견이었다. 그러나 정답은 ‘형법 제 224조의 미성년자 약탈 및 유괴’ 조항에 의해 유괴범이 된다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주문한 식사가 약속보다 늦게 오는 바람에 다른 집에서 비싼 스시를 시켜 먹은 이에게 식당이 그 차액 1200엔을 배상해야 한다는 것, 또 담배 피우다가 동생에게 들켜 비밀을 지켜주는 조건으로 3만엔을 줬는데 발각됐다면 이를 되돌려받아야 한다는 것 등 일상의 자질구레한 해프닝에 대한 법률적 해석이 이 프로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유재순<재일 르포작가>yjaes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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