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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순의 일본TV읽기]노무라감독 부인 "TV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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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순의 일본TV읽기]노무라감독 부인 "TV때문에"

입력 2001-11-05 18:40수정 2009-09-19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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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V를 보다가 고개를 갸웃거릴 때가 있다. 왜냐하면 드라마에 한번도 출연한 적이 없는 얼굴이 TV 이곳 저곳에 자주 나오면서 탤런트로 불리기 때문이다.

일본의 탤런트는 한국과 확연히 다르다. 한국의 탤런트는 TV 연기자이나 일본에서는 엔터테이너, 즉 노래 화술 연기 등이 뛰어난 전천후 연예인을 가리킨다.

일본에서는 한국식 탤런트를 ‘TV 배우’라고 부른다. 영화 배우는 말 그대로 영화 배우. 이 때문에 한국의 시각에서 보면 일본의 탤런트는 연기자도 가수도 아닌데도 TV에서 허구헌날 수다를 떤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그 탤런트가 연예인으로서 당당히 인정받고 있다. 인기 탤런트 중에는 과거 운동 선수나 정치인 출신도 많다.

최근 일본에서 탤런트중 가장 많은 화제를 제공하는 이는 노무라 사치다. 그녀는 일본 프로야구팀 ‘한신 타이거스’의 노무라 감독의 부인으로, 남편의 명성에 힘입어 와이드쇼에 출연해 유명인이 됐다. 와이드쇼는 우리나라의 버라이어티쇼에 해당한다. 각계 인사 여러 명이 함께 출연해 시시콜콜한 잡담을 나누는 쇼 형식이다.

오사카 중심의 관서 지역을 대표하는 ‘한신 타이거스’의 인기가 고조됐을 때, 사치 부인도 TV의 각광을 받았다. 특히 악녀(惡女)라는 별명답게 거침없는 말투로 한때 남편못지 않은 인기를 끌었다. 그녀는 2년전 자민당 공천으로 중의원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했다.

아이러니는 이때부터. 와이드쇼로 스타가 된 사치는 와이드쇼에 의해 벌거숭이가 된다. 와이드쇼는 사치의 적나라한 과거를 그대로 중계하기 시작했다.

1945년 패전 후 미군을 상대로 매춘을 했고 미군과 결혼해 두 아들을 낳고 이혼한 뒤 일본 기업인들과 놀아난 이야기, 한때 미군을 따라 단 한 번 구경한 적이 있는 콜롬비아 대학을 졸업했다고 사칭하는 바람에 중의원 선거 내내 학력 위조에 시달린 것 등 등.

최근에는 아들이 세금 포탈 의혹을 폭로함으로써 와이드쇼 뿐만 그녀는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사실들을 그의 가족이 폭로했다는 사실이다. 중의원 선거 때는 남동생이 나섰고 현재는 미군 사이에 낳은 아들이 사치의 어두운 면을 낱낱이 까발리고 있다. 미군 출신인 전 남편은 이 아들이 어렸을 때 그녀의 바람기 때문에 자살했다. 이에 대해 한을 품은 아들이 모자간 의절을 선언하며 자신의 이름을 도용해 세금 포탈한 사실을 폭로하는 책을 내고 TV 등에서 공개적으로 복수를 하고 있는 것.

노무라 감독은 이런 부인으로 인해 해임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일부 스포츠신문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도하고 있다.

각자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불륜으로 만나 재혼한 이들. 잘 나갈 때는 와이드쇼의 스타가 되어 희희낙락하던 사치는 요즘, 세무서의 강도 높은 조사와 아들의 폭로로 현재의 남편까지 실직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유재순<재일르포작가>yjaes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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