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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순의 일본TV읽기]'사람 냄새' 나는 한일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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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순의 일본TV읽기]'사람 냄새' 나는 한일 드라마

입력 2001-10-22 18:28수정 2009-09-19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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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인기리에 방영됐던 한국 MBC 드라마 ‘그 여자네 집’이 21일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사랑과 우정, 가족애를 비롯해 성취 욕구가 강한 현대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담아내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재일동포와 일부 일본인들이 한국어 유선 방송 KN-TV를 통해 이 드라마를 봤던 것.

▼'그 여자네 짐'과 '이 세상에…▼

여기서 ‘그 여자네 집’과 일본의 한 드라마와 비교해보면 재미있다.

일본에서도 얼마전 1년 넘게 시청률 정상을 달렸던 TV드라마 ‘이 세상은 매정한 사람 투성이(渡る世間は鬼ばかり)’가 끝났다. 굳이 ‘재미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두 드라마의 인기나 내용, 방영 시점이 거의 비슷했고 특히 드라마 극본을 쓴 한일 두 작가가 작품을 통해 보여준 색깔이 닮았기 때문이다.

우선 ‘그 여자네 집’을 쓴 김정수씨와 ‘이 세상은…’을 쓴 하시다 츠카코(橋田壽賀子)씨는 ‘사람’을 그린다는 점에서 닮았다. 또 두 작가는 사람을 위주로 휴머니즘 짙은 드라마를 쓰다보니 모두 자연스럽게 흥미를 끌었다는 점도 닮았다.

‘이 세상은…’의 스토리는 홀로 된 70대 아버지가 조그만 일식집을 경영하면서 다섯 딸들과 벌어지는 일상 생활을 그린 가족드라마다.

회사를 목숨처럼 여기던 큰 사위가 어느 날 갑자기 구조 조정에 걸려 명예 퇴직해 야채 배달을 시작하고, 둘째 딸은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라면 식당을 하면서 참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하며 산다. 셋째 딸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남편의 비협조로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돼 이혼한다.

또 건축 설계사인 노처녀 넷째 딸은 사랑하던 남자와 일을 저울질하다가 결국 연인과 헤어진다. 막내 딸은 시댁으로부터 시아버지가 운영하고 있는 오사카의 병원을 물려받으라고 강요받지만, 번역 일을 핑계대며 필사적으로 도쿄에 남길 원한다.

이같은 다섯 딸들을 늘 따뜻한 시선으로, 때로는 시린 가슴으로 지켜보는 아버지. 딸 손자 손녀의 사랑과 이별, 고부간의 갈등, 기업들의 구조 조정과 실업, 노인들의 건강문제들을 고루 다룬 이 드라마는 서너 차례를 빼고는 1년 내내 시청률 1위를 지켰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 여자네 집’처럼 사랑과 눈물, 용서와 화해, 인간이 인간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사람냄새’를 풍겼기 때문이다. 드라마 제목도 거친 세상을 헤쳐나가야 된다는 뜻에서 ‘이 세상은 매정한 사람 투성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안방이 훈훈했다”고 말했다.

▼용서와 화해 주제 시청자 감동▼

이 드라마는 내년 4월에 다시 여섯번째 시리즈를 시작한다.

그래서이지만 MBC도 내년쯤 ‘그 여자네 집’을 2부로 계속하면 어떨까. 마지막 회에서 재결합한 태주와 영욱, 태주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린 채연, 오랜 갈등을 딛고 약혼한 영채와 준희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등 그 뒤의 이야기를 다시 보는 것도 일본의 사례로 본다면 괜찮을 것 같다. 요즘 같은 각박한 세태에는 더욱 더….

유재순<재일 르포작가>yjaes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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