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줄기세포]섬유근육통과 줄기세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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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재 셀피아의원 원장
이신재 셀피아의원 원장
주변에서 한 번쯤은 몸 전체가 아프다는 사람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데, 온몸이 아프다고 하면 선뜻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통증 환자들은 직장에서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이들은 대개 ‘섬유근육통’이라는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섬유근육통의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1∼4% 정도로 매우 높다. 여성에게 자주 발병하지만 최근 스트레스가 많은 직종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발생한다. 발병 연령은 대개 30∼50대이지만 고등학생도 스트레스가 많으면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

다행스럽게 섬유근육통은 류머티스관절염이나 루푸스, 다발성경화증 등과 같은 질환의 초기 단계가 아니다. 생명에 지장을 주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일상 생활이나 직장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난치성 질환이다.


섬유근육통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학계에서는 통증을 느끼는 뇌의 지각(知覺) 이상 때문으로 추정한다. 뇌가 통증에 민감해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섬유근육통의 진단은 까다롭다. 3개월 이상 전신의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고, 진찰 시 특정한 신체 부위 18곳 중 11곳 이상에서 유의미한 압통을 느껴야 한다. 그만큼 뇌의 통증 지각 이상보다 근육에 이상이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일부 환자들은 압통점(壓痛點·눌렀을 때 아픔을 강하게 느끼는 부위)의 개수가 적고 특정 부위의 통증을 더 호소할 수 있다. 이런 환자들은 섬유근육통이 아니라 이와 유사한 근막동통증후군 환자일 가능성이 높다. 섬유근육통 환자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나 초음파, 근골격계 검사, 신경학적인 검사 등에서 이상 소견이 없어 정상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섬유근육통 환자에게 시행하는 치료법은 약물요법, 운동요법, 인지행동심리요법, 유발점 주사요법, 마사지, 카이로프랙틱, 전기침 요법 등이 있다. 섬유근육통에 다양한 치료법이 활용되는 것은 그만큼 완치가 쉽지 않아서다.

최근 미국과 스위스 등에서는 섬유근육통 치료에 줄기세포를 이용하고 있다. 섬유근육통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투여하면 통증이 감소하고, 손발에 땀이 나거나 체온이 올라가는 등 자율신경에 변화가 일어난다. 우울증을 가진 환자는 자신감을 되찾는 경우도 있다. 줄기세포가 근육 통증뿐 아니라 환자의 정신적인 부분에 작용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앞으로 전신통증을 일으키는 섬유근육통 환자에게 줄기세포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끝>
 
이신재 셀피아의원 원장
#섬유근육통#줄기세포#압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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