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간호사의 병원 제대로 알기]병원-환자 거리 좁히는 ‘소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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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중환자실 책임간호사
김현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중환자실 책임간호사
어릴 적 병원을 떠올리면 알코올 냄새부터 생각난다. 표정 없는 얼굴로 진료 보던 의사와 조용히 주사기를 가지고 온 간호사를 보며 울음부터 터뜨렸던 곳. 당시 병원과 어린 필자 사이엔 그 어떤 소통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병원은 고객과의 소통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환자의 말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표정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병원의 환경뿐만 아니라 의료진의 말투와 표정, 심지어 액세서리 하나까지 환자에게 편안함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간호사인 필자도 고객 만족을 위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이 교육은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뿐만 아니라 원무과와 영양과, 환경미화과 직원에게도 광범위하게 이뤄진다. ‘보살핀다’는 뜻의 ‘케어(care)’는 몸과 마음을 모두 보살핀다는 의미다.

그런데 아직도 제대로 된 소통과 케어를 못 하는 병원이 있는 것 같다. 이런 경우 고객인 환자가 반드시 병원에 충고하라고 권하고 싶다. 얼마 전 친한 후배가 “수술을 위해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는데, 의료진이 너무 성의 없이 대해서 상처를 받았다”면서 울먹이며 필자에게 전화한 적이 있다. 만약 병원이 환자를 불편하고 불안하게 한다면, 꼭 알리고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환자가 병원의 고객임을, 환자도 병원도 잊지 말라는 뜻이다.

반면 병원이 환자를 성심껏 보살펴 줬다면 칭찬해 주라는 말도 꼭 덧붙이고 싶다. 필자 또한 아무리 힘들어도 가끔 환자와 가족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앞으로 더 정성껏 환자를 돌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곤 한다. 병원을 변하게 하는 채찍과 당근을 두 손에 든 이가 바로 환자 자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소통이 화두인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병원과의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아파서 찾아온 환자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는 믿음직한 병원을 원한다면 환자 역시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가감 없이 보여줘야 한다. <끝>
 
김현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중환자실 책임간호사
#병원#환자#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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