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한방보따리]해외여행땐 간편한 상비한약 챙겨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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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김한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사람은 여행을 좋아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재충전과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즐거운 여행을 망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최악을 꼽자면 여행지에서 병나는 것이다.

여행에서 자주 걸리는 병은 근육통과 타박상, 염좌, 소화장애(설사, 식체 등), 감기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병원을 찾아서 진료를 받으면 되지만 외국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약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 않으니 여행, 특히 해외여행 때는 상비약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앞서 말한 각종 질환에 쓰이는 약이 있다. 보관이 용이하도록 진액(엑기스)제나 환제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여행에 대비해서는 크게 근골격계, 소화계, 감기 약 정도로 나눠 준비하면 좋다.

먼저 근골격계의 상비약으로는 당귀수산을 추천할 수 있다. 당귀수산은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무언가에 부딪혔을 때, 또는 타박상이나 발목 염좌가 생겼을 때 사용하는 한약이다. 혹은 작약감초탕도 사용한다. 일본에서 나온 논문을 보면 작약감초탕은 온갖 종류의 통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 한의원에서 당귀수산은 교통사고 환자에게 많이 쓰이고 작약감초탕은 쥐가 났을 때나 허리나 목, 허벅지 통증에 사용된다.

동남아 등 더운 나라를 여행할 때 추천하는 상비약은 곽향정기산이다. 물이나 음식이 달라져 설사가 날 때 사용하는 처방이다. 단기간 복용으로도 효과를 볼 수가 있다. 평위산은 과식 등으로 인해 소화장애가 올 때 먹으면 좋다.

추운 나라에 가거나 겨울철에 여행하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초기 감기에 한약을 복용하면 1∼3일 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몸이 으슬으슬하고 코가 간질거리는 등 초기 증상이 느껴질 때 먹으면 좋다. 또 구미강활탕이나 마황탕 등 몸살감기 초기에 좋은 약을 준비하는 것도 유용하다. 이 약들은 몸살감기뿐 아니라 많이 걷거나 움직여서 생기는 근육통에도 사용할 수도 있다.

위에서 말한 약은 당귀수산만 제외하고는 모두 보험이 적용되는 한약이다. 가까운 한의원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부피도 작아서 보관하기도 편하다. 활명수 같은 액체는 비행기 반입이 어렵지만, 위에 언급한 여행용 상비 한약은 진액제나 환제이기 때문에 반입이 가능하다. 또 가볍고, 비용이 저렴하며, 유통기한이 길다. 이런 상비한약은 한번 구해놓고 나면 2년 정도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나 설 연휴 때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 같은 상비한약을 준비해보자.

김한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
#상비약#당귀수산#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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