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동아/이게 궁금해요]잇몸병 환자 50%가 ‘병적인 치아 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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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중년이 되니 앞니가 벌어지고 아랫니가 점점 비뚤어집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기준 교수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교정과
이기준 교수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교정과
A. 씹는 힘(저작력)은 개인차가 있으나 대개 100kg 정도의 강한 힘으로 평생을 걸쳐 반복적으로 치아에 전달됩니다. 그런데 중년에선 점차 잇몸뼈(치조골)가 약화되어 치아 지지력이 감소하는데 여전히 반복되는 저작력이 치아에 전달되면 앞니 쪽에서는 아랫니에 의해 윗니가 밀려 벌어지고, 아랫니는 윗니에 밀려 점차 비뚤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를 병적인 치아 이동(pathologic tooth migration)이라고 하는데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잇몸병 환자의 약 50%에서 병적인 치아 이동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30대 이후 성인, 특히 중장년층에서 치아가 벌어지는 현상은 매우 흔하며 심하면 치아가 잇몸뼈 밖으로 밀려 잃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미 밀려난 치아는 계속되는 저작력이 소위 ‘외상성 교합’으로 작용해 잇몸 염증을 가속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급성 염증은 잇몸 치료를 통해 가라앉힐 수 있으나 이미 밀려난 치아가 더 이상 외상성 교합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잇몸 쪽으로 치아를 밀어 넣는 교정치료(함입술)를 하게 됩니다. 즉 안전한 위치로 치아를 이동시켜 빠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방법인 것이죠.

잇몸이 좋지 않으면 교정치료가 용이하지 않지만 최근 미니스크루를 이용해 필요한 일부분만 장치를 부착하는 부분 교정치료법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어금니로 저작을 하더라도 앞니 쪽은 큰 힘을 받지 않게 되므로 이가 벌어지거나 비뚤어지는 증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잇몸관리가 중요합니다. 잇몸이 약해질수록 병적인 치아 이동이 가속화되기 때문입니다. 30대 이후에 예년에 비해 앞니가 벌어지는 경향이 관찰된다면 조기에 치과에 방문하여 처치를 받으면 악화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평소 아랫입술을 깨물거나 이물질을 무는 등 앞니에 부적절한 힘을 주는 행위를 피하고 젊은 나이에 이미 위 앞니가 돌출되어 있다면 입술에 의해 앞으로 밀리는 현상이 지속되므로 반드시 외모 때문이 아니라도 교정적 조기 처치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만큼 치아의 수명 연장에도 많은 환자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위험한 상태의 치아를 방치하다가 잃고 나서 임플란트로 대체하기보다는 가능한한 자연치아를 최대한 오래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은 방책이라 생각합니다. 중년 이후에 치열의 변화는 단지 미적인 문제가 아니라 치아 수명과 관련이 있음을 꼭 기억하여야겠습니다.

이기준 교수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교정과
#헬스동아#건강#의료#이게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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